여야는 28일 정운찬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했으나 막판 야당이 표결불참을 결정함에 따라 인준안 처리는 싱겁게 끝났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 전 두 차례에 걸친 의원총회를 통해 임명동의안 처리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 확보(재적 의원 과반)에 진땀을 흘렸다. 원내지도부는 실시간으로 출석의원 숫자를 체크하고 상임위별로 의원총회 자리 배치를 해 인원파악을 쉽게 하는 등 이탈표 방지에 힘을 쏟았다. 또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임명동의안 처리에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반대 · 기권표를 방지하기 위해 당 지도부는 막판까지 소속 의원 단속에 안간힘을 썼다. 지도부의 표단속에도 불구하고 여당에서 최소한 두 표의 반란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반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물리적으로 본회의 표결을 방해하기보다는 임명동의안 처리 이후를 의식한 듯 정 후보자의 총리부적격성을 부각시키는 데 당력을 집중했다.

정의화 인사청문회특별위원장이 임명동의안에 대한 경과보고를 시작하려하자 민주당 · 자유선진당 소속 충청권 의원 15명은 '한나라당 의원 여러분 인준 찬성은 양심을 팔아넘기는 것입니다' 등의 문구가 써있는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 단상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인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전원 자리를 떴다. 선진당 소속 김창수 이상민 의원 등은 투표함을 몸으로 막으며 투표를 방해해 한때 한나라당 의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구동회 기자/정은실/백상경 인턴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