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의 음량을 최대로 높이고 하루 1시간씩 5년 이상 들으면 귀가 멀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유럽에서 판매되는 MP3 플레이어나 휴대전화 안내문에 이런 경고문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MP3 플레이어의 음량을 지나치게 키워서 청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그 위험성을 알리는 방안으로 제품에 경고문 삽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29일 AP가 보도했다.

EU 소비자문제 담당 집행위원인 메글레나 쿠네바는 "몇몇 음악 재생기는 제트기 이륙 시 내는 소음을 내 고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유럽에서는 1000만명이 음악을 너무 크게 자주 들어 청력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자주'란 하루에 한 시간 이상 5년 넘게 듣는 것을 말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EU 집행위원회는 MP3 제조사들에 고음량 음악청취로 인한 위험을 방지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가장 강력한 방법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기본 음량을 80db로 낮게 설정하도록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련협회인 '디지털 유럽'의 브리제 코스그라브 회장은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려면 최대 음량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제조업체들이 EU 회원국의 현행법상 규제를 넘는 음량 제한 시도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EU 회원국의 현행법은 음악 재생기의 최대 음량을 제한할 수 없으며, 오직 설명서에만 경고문을 삽입할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쿠네바 집행위원은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것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MP3 플레이어의 화면에 띄우는 것을 대안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EU 집행위는 2년 안에 관련 업계가 이같은 계획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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