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추석 연휴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민족의 대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신종플루가 확산될 우려가 적지 않다. 들뜬 마음에 안전사고가 날 위험도 있다. 즐겁고 안전하게 추석을 보낼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알아본다.

신종플루 이렇게 대비하세요=신종플루 감염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아프고 나서 약 7일 후까지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전파할 수 있다. 따라서 신종플루를 앓고 난 후 일주일 이내이거나 신종플루 의심증상(37.8℃ 이상의 고열이 나고,기침이나 목이 아프며,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는 등 3가지 중 하나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가급적 고향에 내려가지 말고 집에서 쉬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고위험군 중에서도 더 위험한 그룹인 임신부들이나 면역력저하자들(항암치료 중인 환자,HIV 감염환자,스테로이드 장기 투여환자 등),2세 미만의 영유아들,18세 이하의 발달장애 청소년 등은 신종플루에 감염될 만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대중교통은 밀폐된 공간이어서 병원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고위험군은 되도록 장거리 여행을 삼가되,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한다. 자주 환기시키고 문이나 좌석의 손잡이를 통해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도록 접촉을 피하며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는다. 어디서나 물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알코올성 손세정제를 준비한다.

고속도로나 기차역의 휴게소는 사람이 붐비는 만큼 감염의 위험도 높다. 용변 등 꼭 필요한 일만 해결하고 동선을 최대한 짧게 잡아 단시간에 휴게소를 떠나자.화장실에선 되도록 휴대용 비누를 사용하고,없을 경우에는 물에 젖은 고형 비누보다는 액체형 비누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신 또는 가족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면 방과 화장실,수건을 따로 쓰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로 코와 입을 가리고,쓰고 난 휴지들은 주의해서 버려야 한다. 이어 신속히 거점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가을철 3대 열성질환(유행성 출혈열,렙토스피라증,쓰쓰가무시)과 감기나 독감이 뒤섞여 혼돈하기 쉽고 치료법도 다르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린이 화상 사고 주의해야=친인척이 북적이는 명절에는 집안에서 화상사고가 일어나기 쉽다. 특히 영유아 화상사고의 70%는 집 안에서 발생한다. 국물이 있는 음식을 조리하거나 쏟을 때,압력솥 · 커피포트 · 전기프라이팬이 달궈져 있을 경우,정수기의 온수버튼을 함부로 누르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3세 미만의 유아는 더 위험하다.

화상사고가 났다면 우선 샤워기나 수도꼭지를 틀고 흐르는 찬물에 화상부위를 15~20분 정도 대고 열을 식혀줘야 한다. 얼음으로 마사지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완화될 수 있지만 상처의 손상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삼간다.

옷 위로 뜨거운 물이나 국 등이 쏟아졌을 때 피부와 옷이 달라붙지 않았다면 얼른 옷을 벗기고 찬물로 열을 식히면 된다. 하지만 달라붙었다면 억지로 옷을 벗기려 하지 말고 입은 채로 일단 찬물로 열을 식힌 다음 옷을 잘라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을 식히는 응급조치를 취했다면 화상 부위를 깨끗한 거즈나 수건으로 덮고 가능한한 빨리 병원에 간다.

성묘시엔 접촉성 피부염 주의=피부가 민감한 사람들은 벌초시 긴옷을 입자.덥다고 짧은 반바지나 반팔 차림으로 일하다 보면 손 팔 얼굴 등이 풀과 나무에 스치면서 해당 부위가 부풀어 오르고 붉어지는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피부가 아토피성이거나 염증이 쉽게 나거나,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라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가려움이 심하거나 붉고 염증이 나면 병원을 찾아 치료제를 처방받는다.

벌에 쏘였을 때엔 절대 피부를 문지르거나 긁어서는 안 된다. 독성물질이 온몸에 퍼지기 쉽기 때문이다. 먼저 벌침을 뺀 후 얼음이나 찬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열이 나고 심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호흡 곤란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응급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산에 갈 때는 곤충을 유인하는 밝은색의 옷이나 헤어스프레이,향수 등을 피한다.

눈도 안전사고의 사각지대=어린이들끼리 신나게 놀다가 못이나 젓가락이 눈을 찌르는 일이 드물지 않게 벌어진다. 작게는 안구손상으로 인한 시력 저하,안구적출이 필요한 상태가 초래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지혈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눈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안구를 더욱 손상시키므로 절대 금물이다. 눈을 억지로 벌리려 하거나 압박하지 말고 흐르는 피만 간단히 닦은 뒤 즉시 가까운 응급실이나 종합병원 안과를 찾아 치료한다.

밤 가시에 눈이 찔리면 곰팡이나 세균에 의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가까운 안과에서 밤 가시를 제거하고 증상에 따라 항생제 및 소염제 등을 처방받아야 한다. 기름에 음식을 지지거나 튀기다가 뜨거운 기름이 눈에 튀는 각막 화상 사고 또한 잦다. 흐르는 물에 눈을 세척해 기름이 닿은 각막의 온도를 낮추고 기름을 안구에서 떼어내야 한다. 적절히 치료하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윤희정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대전)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김봉현 씨어앤파트너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