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그리말디 GM대우 前 사장의 '이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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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상은 언제나 복잡합니다. 신문과 이런저런 프린트물들이 정신없이 휘날리고 있지요.
28일, 책상 위로 24일자 소인이 찍힌 한 통의 편지가 놓여 졌습니다.
보낸 사람의 이름은 GM대우 사장 겸 CEO 마이클 그리말디라고 쓰여 있더군요.
조금 여유가 생겨 조심스레 봉투를 뜯어보았습니다. 그리 대수롭지 않은 내용일거라 생각하면서요.
내용물은 이달 30일 제너럴모터스(GM)에서 33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는 그리말디 사장의 편지였습니다.
모르고 있었던 얘기는 없었습니다. 그리말디 사장의 후임으로 오게 되는 마이크 아카몬 GM파워트레인 유럽 부사장의 소개, GM대우 사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3년간의 술회… 그리고 한국의 자동차 담당 기자들에 대한 감사 정도였죠. 편지 내용은 받는 사람의 이름만 다르지 다 같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록 몸은 이곳을 떠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GM대우, 그리고 한국의 기자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라는 말로 끝나는 편지 하단에는 그리말디 사장의 친필 서명이 담겨있었습니다.
저는 경력이 짧은지라 그리말디 사장과 직접 얘기를 나누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아쉽더군요. 선배 기자들을 통해 그의 인품이 어떠했는지를 전해들은 것이 전부입니다. 지난달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출시 행사에서도 마지막까지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이런 편지를 받은 것도 저에게는 처음입니다. 사실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보통 다른 곳으로 소속을 옮기게 되면 으레 이런 편지나 이메일 등을 단체로 보내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그리말디 사장의 정성들여 쓴 듯한 서명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생각했습니다.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될 이 외국인 사장은 수백 장은 됐을 편지들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상상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감상적인가요?
그의 퇴진 배경을 두고 여러 말들이 있어왔습니다. 어쨌든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33년이라는 시간을 한 회사에서 보낸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요. 그곳에서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도요.
오늘자 신문을 펼쳐보다 보니 한 신문사에서 그리말디 사장과의 인터뷰를 실었더군요. GM, GM대우, 그리고 한국 자동차업계에 보내는 조언에서 어떤 감정의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애정이란 낱말의 언저리에 있는 감정이겠죠.
그는 은퇴 후 당분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또 CEO로 재직했던 경험을 살려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 포스트는 제가 쓰는 일련의 답장입니다. 그리말디 사장의 앞날에 무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 블로그 바로가기
28일, 책상 위로 24일자 소인이 찍힌 한 통의 편지가 놓여 졌습니다.
보낸 사람의 이름은 GM대우 사장 겸 CEO 마이클 그리말디라고 쓰여 있더군요.
조금 여유가 생겨 조심스레 봉투를 뜯어보았습니다. 그리 대수롭지 않은 내용일거라 생각하면서요.
내용물은 이달 30일 제너럴모터스(GM)에서 33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는 그리말디 사장의 편지였습니다.
모르고 있었던 얘기는 없었습니다. 그리말디 사장의 후임으로 오게 되는 마이크 아카몬 GM파워트레인 유럽 부사장의 소개, GM대우 사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3년간의 술회… 그리고 한국의 자동차 담당 기자들에 대한 감사 정도였죠. 편지 내용은 받는 사람의 이름만 다르지 다 같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록 몸은 이곳을 떠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GM대우, 그리고 한국의 기자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라는 말로 끝나는 편지 하단에는 그리말디 사장의 친필 서명이 담겨있었습니다.
저는 경력이 짧은지라 그리말디 사장과 직접 얘기를 나누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아쉽더군요. 선배 기자들을 통해 그의 인품이 어떠했는지를 전해들은 것이 전부입니다. 지난달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출시 행사에서도 마지막까지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이런 편지를 받은 것도 저에게는 처음입니다. 사실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보통 다른 곳으로 소속을 옮기게 되면 으레 이런 편지나 이메일 등을 단체로 보내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그리말디 사장의 정성들여 쓴 듯한 서명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생각했습니다.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될 이 외국인 사장은 수백 장은 됐을 편지들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상상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감상적인가요?
그의 퇴진 배경을 두고 여러 말들이 있어왔습니다. 어쨌든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33년이라는 시간을 한 회사에서 보낸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요. 그곳에서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도요.
오늘자 신문을 펼쳐보다 보니 한 신문사에서 그리말디 사장과의 인터뷰를 실었더군요. GM, GM대우, 그리고 한국 자동차업계에 보내는 조언에서 어떤 감정의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애정이란 낱말의 언저리에 있는 감정이겠죠.
그는 은퇴 후 당분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또 CEO로 재직했던 경험을 살려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 포스트는 제가 쓰는 일련의 답장입니다. 그리말디 사장의 앞날에 무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