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글로벌경제 역할 커진 아시아서 미래버전 찾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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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방문 나선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대담=이재창 정치부장
대담=이재창 정치부장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서비스 산업,그 중에서도 금융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하고 있는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저출산 문제와 관련,"출산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복수 국적을 허용해 해외 우수 인력을 데리고 와야 한다"며 오는 11월 범 정부 차원의 저출산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 위원장은 '따뜻한 시장경제'로 요약되는 MB노믹스의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정기획수석을 거쳐 올해 1월 미래기획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중산층 살리기를 위한 '휴먼뉴딜'을 비롯,'17대 신성장동력''IT코리아 미래전략' 등 굵직굵직한 국가 미래전략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KT빌딩 집무실에서 곽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 직후 3박4일간의 싱가포르 출장길에 올랐다.
▼싱가포르는 무슨 일로 가나.
"G20 정상회의에서 보듯이 글로벌경제에서 신흥국가,특히 아시아의 역할이 커졌다. 미래 전략을 짜는 데 아시아의 동향이 중요하다. 총리실 장관,재무장관,고촉통 전 총리,그리고 리콴유의 둘째 아들 리셴양 등을 만난다(리셴양은 리셴륭 현 총리의 동생이며 현재 싱가포르텔레콤 회장이다)."
▼무엇을 논의하나.
"정 · 관 · 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아시아 국가들의 미래발전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다.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동남아연구소를 방문해 공동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예정이다. "
▼우리나라의 미래전략 핵심은.
"한마디로 말하면 '따뜻한 시장경제'다. 사회통합을 달성하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을 이뤄 중산층이 두터운 안정된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서민생활안정, 휴먼뉴딜, 녹색성장, 신성장동력 육성 등이다. 경기위기 속에서 중산층 탈락을 방지하고 미래중산층을 육성하는 프로젝트인 휴먼뉴딜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휴먼뉴딜도 일자리 창출이 관건 아닌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금융 의료 문화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우리 서비스 산업은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과도한 규제로 묶여 있다.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금융산업의 경우도 금융위기 이후 규제완화가 주춤해졌는데 금융허브 구축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
▼친서민 정책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갔다. 친서민 정책의 끝은 어디인가.
"친서민 정책은 다름 아닌 중산층을 키우자는 것이다. 잘 살고,잘 하는 계층은 정부가 발목잡을 이유가 없다. 투명하게 해서 세금 많이 내도록 하고,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은 존경받도록 하면 된다. 정부의 역할은 사회적 약자와 패자를 지원해 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목표인 '따뜻한 시장경제'에서 나온 친서민 · 중도실용 정책의 종착점은 없다. "
▼저출산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출산율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에서 우수 인력을 받아들여야 한다. 법무부에서 10월 중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징병제를 채택하는 이스라엘을 비롯해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복수국적을 허용한다. 우수인력을 유치해야 금융 교육 의료의 허브가 될 수 있다. 미래전략에서 인재는 매우 중요하다. 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 자녀의 경우에는 군필자에 한해 복수국적을 허용하면 될 것이다. "
▼출산율을 높이려는 대책은.
"낮은 출산율은 애를 낳아 기르는 행복보다 비용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출산에 드는 비용,보육비 사교육비 주거비 등을 줄여줘야 한다. 11월께 범 정부적인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
▼사교육비를 잡을 방안은 없나.
"지난 10년,20년간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을 잡겠다고 했는데 다 실패했다. 현 정부는 사교육비를 잡으려고 한다. 대치동 학원가에 'MB타임'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을 강력히 단속하고 있어서다. 수강료 징수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물론 이런 대책은 일종의 응급처방이다. 이와 병행해 공교육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뛰는 사교육을 잡고 공교육을 빨리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
▼공교육 정상화는 말처럼 쉽지 않은데.
"현 정부가 추구하는 게 '개천에서 용 나는' 교육이다. 이 대통령은 공교육을 정상화시킴으로써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과 '가난의 대물림 방지'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교원평가제 및 인센티브제 등을 강구하면서 교과수준별 이동수업 확대,방과후교육 활성화 등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
▼삼불정책(대학본고사 · 기여입학제 · 고교등급제)에 대한 의견은.
"삼불정책은 공약이 아니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으로 삼불정책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본다. 자율형 사립고,마이스터고교,기숙형 공립고 등 고교 다양화 정책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
정리=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