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1조원이 넘는 초대형 펀드에 환매가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월 판매잔액이 사상 최대 폭으로 감소한 적립식 펀드와 함께 환매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A' 펀드는 전날 기준 설정액이 2조9707억원으로 3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004년 11월 설정된 이 펀드는 2007년 11월 3조원을 넘어선 뒤 2년 가까이 3조원 이상을 유지해왔다. 특히 올 3월엔 설정액 3조818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공모펀드 중 최대 규모로 떠오르기도 했지만,불과 6개월 만에 당시 규모의 22%인 8500억원가량의 자금이 이탈한 것이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장기 적립식 가입자가 많고 추가 가입이 안 되기 때문에 신규 자금의 유입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며 "수익률이 좋아지자 투자자들이 덩치가 크고 수익률 높은 펀드부터 환매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A펀드의 올 수익률은 65.90%에 달한다.

펀드평가사 등에 따르면 3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인디펜던스K-2A'를 비롯해 1조원이 넘는 17개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설정액은 6개월 전 2조1261억원에서 지금은 1조8851억원으로 11% 넘게 감소했다.

적립식펀드도 환매 주범으로 지목된다. 지난 8월 적립식펀드의 판매잔액은 1조6730억원 낮아져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7월에 933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3개월째 유출세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