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해 중동 산유국 4곳의 국부펀드 손실이 350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28일 AFP통신에 따르면 UNCTAD는 지난주 발표한 ‘2009 세계투자보고서’에서 금융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카타르 아부다비의 국부펀드가 보유한 자산 가치는 2007년말 1조1650억달러에서 지난해말 1조1150억달러로 500억달러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각국 정부가 3000억달러에 달하는 오일머니를 투입해 손실 폭을 줄인 것을 감안하면 총 350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는 의미다.

이중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가 금융위기의 피해를 가장 크게 받았다.ADIA는 1830억달러를 날렸으나 정부가 570억달러를 긴급 수혈해 지난해말 현재 329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다임러와 씨티그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쿠웨이트투자청(KIA)은 지난해 940억달러의 손실을 냈고,카타르투자청(QIA)도 270억달러를 허공으로 날려버렸다.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SAMA도 460억달러를 잃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중동 국부펀드들은 그동안 자산 규모나 손실을 공개한 적이 없다.

UNCTAD는 지난해 손실로 일부 중동 국부펀드들은 최근 해외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으며 국내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전했다.최근 몇년간 중동 국부펀드들은 위험을 감수하며 다국적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하지만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의 붕괴로 이들 국부펀드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