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를 막론하고 글로벌 주식시장이 인수합병(M&A) 이슈로 떠들썩하다.

최근 제록스의 ACS 인수 등 M&A 이슈가 미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가 하면, 유럽에서는 도이치텔레콤 등 대형 통신업체의 M&A가 유럽증시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주부터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상사, 대우조선해양 등 정부의 대형 매물 이슈와 삼성전자·삼성이미징 합병 등의 이슈로 주식시장이 들썩였다.

또 금융당국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기업에게는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며 기업 매각을 압박하는 등 M&A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A 자체에 대한 시장의 해석은 긍정적이다.

M&A 시장이 회복됐다는 것은 경기 호전의 신호로 판단될 수 있으며, 기업간 M&A 이슈는 주식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인수 기업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 등으로 인해 기업 가치를 높여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일훈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종목들의 M&A 이슈는 업체뿐 아니라 업계의 판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투자심리를 자극해 증시에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송경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M&A 등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기업들이 지수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M&A가 무조건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에서 M&A 이벤트는 인수기업의 재무적인 부담이나 시너지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지분 매각의 경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재무 부담이 인수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에서 M&A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고, 과거 경험을 볼 때 M&A에 대한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30일 오전 10시54분 현재 현대상사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중공업은 0.50% 하락중이며 현대상사도 0.56% 상승에 그쳐 보합권 등락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피인수 가능성이 제기된 삼성이미징도 1.54% 빠지며 이틀째 약세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쏟아져나올 M&A 이슈 속에서 '득'과 '실'을 냉정히 따져봐야 할 때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