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CMA CGM이 채무 불이행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은행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CMA CGM이 실제로 채무 불이행 선언을 하더라도 시중은행들이 입을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선박금융은 거의 취급하고 있지 않은 데다 CMA CGM에 대한 여신도 없기 때문이다. 선박금융은 해운회사가 자기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하기 어려울 경우 선박을 담보로 장기 융자를 받는 것으로 대출 기간이 보통 10년 이상이어서 국내 시중은행들이 취급하기 어렵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조선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선박금융을 제공하고 있어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은 CMA CGM에 모두 5억달러 규모의 선박금융을 제공한 상태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몇 년간 국내 조선업체들의 컨테이너선 수출과 관련,CMA CGM에 3억달러가량을 대출했고 2억달러를 지급보증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CMA CGM으로부터 채무 재조정과 관련해 어떤 공식적인 요청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수출입은행은 CMA CGM 대출과 관련된 선박을 담보로 잡고 있으나 최근 선가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져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CMA CGM 측에 추가 담보를 요구한 상황이다.

일부 외신에서는 CMA CGM이 채무 불이행 선언을 고려한 주요 원인이 수출입은행의 추가 담보 요구 때문이라고 보도했지만 수출입은행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선박 담보 가치 하락에 따라 몇 달 전 추가 담보를 요구했지만 아직 결론난 것은 없다"며 "수출입은행 외에 상당수 채권기관들도 추가 담보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모든 채권기관들이 선박 가치가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CMA CGM이 채무 불이행 선언을 할 경우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CMA CGM으로부터 사전에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제부터 채권단 협의 등을 통해 논의를 해봐야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