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짧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4분기가 시작됐다. 올 한 해 주식투자의 결실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그런대로 괜찮은 수익을 낸 투자자라면 추가수익을 노릴 것이고,별 재미를 보지 못한 투자자들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증시주변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출구전략에 대한 불안감,환율하락,밸류에이션 부담 등 불안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IT 자동차 등 수출주 중심으로 랠리를 펼쳤던 3분기와 비교하면 시장의 성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4분기는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소폭의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증시 추가상승폭은 제한적일 듯

여러 변수들을 감안할 때 4분기 주식시장은 그간의 급등세가 진정되는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무엇보다 올해 주가상승의 주요인이었던 기업실적 회복 모멘텀이 4분기부터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실적 모멘텀을 나타내는 전기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3분기에 44.8%로 높은 수준이지만 4분기에는 4.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긍정적이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한 '모멘텀' 둔화가 주가상승폭을 제한하거나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금리인상을 포함한 출구전략에 대한 부담도 악재다.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지만,갈수록 각국의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출구전략 실행에 대한 불안감은 점차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기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다.

1200원 선 밑으로 떨어진 원 · 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환율 하락은 그동안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IT 자동차 등 수출비중이 높은 블루칩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요인들 때문에 증권사들의 4분기 증시전망도 신중해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4분기 코스피지수가 1550~1730 범위 내에서 움직이며 10월 이후 조정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1710선을 올해 고점으로 보고 있다.

◆환율하락 · 금리인상 수혜주로 위험관리

추가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투자 전략도 '리스크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분간은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거나 투자종목 수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내에서 현금비중을 확대해 IT 자동차 등 주도주를 더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 시점에 적절한 투자전략은 업종 및 이슈의 최상위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슬림화하는 것"이라며 "이런 종목들은 상승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말했다.

환율하락과 금리인상 국면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환율 하락 시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으로는 내수주와 여행 항공운수 등이 대표적이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하락하면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 항공 여행업종에 긍정적이고,원재료 부담이 감소한다는 측면에서는 음식료 업종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대한항공 호텔신라 CJ제일제당 농심 등을 꼽았다.

금리인상은 은행업종과 건설업종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은 예대마진이 늘고,건설업은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추천종목으로는 신한지주 대구은행 현대건설 GS건설 등을 제시했다.

10월 중순께부터 본격적인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실적개선주에 집중하는 것도 유효한 투자전략이다.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변수가 기업의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4분기부터 기업들의 실적개선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3분기 실적이 좋은 기업보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전망도 밝은 기업에 선별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은 하반기와 내년 영업이익률이 모두 10%인 종목으로 한국전력 삼성전기 한솔제지 한섬 신세계 등을 꼽았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