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투신운용의 주식형 펀드인 '삼성스트라이크'펀드가 출생 9년여 만에 이름을 바꾼 뒤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랫동안 관심권 밖에 머물러 투자자금이 100억원도 안 돼 '자투리' 취급을 받던 이 펀드는 최근 회사 측의 적극 지원으로 한 달 사이에 자금이 6배 가까이 불어나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2000년 1월에 나온 삼성스트라이크펀드는 지난 8월24일 옛 명칭인 '삼성밀레니엄드래곤승천'을 버리고 새롭게 단장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9년여 동안 100억원에 못 미쳤던 투자자금은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50억원을 유치하는 등 이제 600억원을 넘겨 6배로 불어났다. 수익률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 올 들어 수익률은 78%에 달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치(54%)를 크게 웃돌고 있다.

다른 운용사의 한 펀드 매니저는 "통상 운용사가 이름까지 바꾸며 적극적으로 미는 펀드들은 적극적으로 자금을 유치하기 때문에 담당 펀드매니저들 입장에서는 투자자금이 많아져 자산을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어 수익률 관리에 한결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삼성투신이 일반투자자를 겨냥한 적립식 상품과 법인 전용 상품을 새로 개설하고 판매사도 삼성화재와 유진투자증권을 더해 6곳으로 늘리는 등 대대적으로 성형을 한 것도 주효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통 주식형인 데도 과거 이름은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 회사의 대표 주식형 펀드로 키운다는 방침에 따라 기억하기 쉽고 이미지도 강한 새 이름을 붙이고 운용과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스트라이크 펀드는 지난달 운용보고서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전체 자산의 13%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엔씨소프트(5.5%) LG전자(5.1%) 삼성SDI(2.6%) LG디스플레이(2.6%) 등 IT(정보기술)주의 비중이 42%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 펀드는 IT의 주가 추이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