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신임 노동장관이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 노동문화는 솔직히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처음부터 대결 분위기로 시작하는 노사교섭, 적당히 담합하는 관행 등 후진적 문화를 서둘러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과 원칙을 철저히 지켜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闡明)한 셈이다.

맞는 말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파업과 불법시위, 근로조건과는 무관한 정치투쟁 등 낙후된 노동문화가 기업 경쟁력을 얼마나 저해해왔는지는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충분한 대우를 받고 있는 대기업 노조의 집단이기주의와 무리한 임금인상으로 인해 협력업체들에 그 부담이 전가되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큰 고통을 겪어온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다행히 최근엔 노사문화 합리화를 위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를 상징하는 것은 KT노조 쌍용차노조 등 올들어서만도 20개 가까운 노조가 민노총을 줄줄이 탈퇴했다는 사실이다. 강경일변도 및 정치투쟁 노선에 대해서는 노동현장에서부터 강한 거부감이 형성돼 있음을 선명히 드러내준다.

이 같은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선진 노사문화를 정착시키려면 법과 원칙만큼 중요한 게 없다. 특히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미 법을 만들고도 13년이나 시행을 미뤄온 탓에 전임자 수가 과도하게 늘어나고 노동운동의 강경화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이다. 임 장관이 분명한 소신과 추진력을 갖고 노동문화 혁신에 임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