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를 탔을 때 느끼는 기분과 다른 사람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은 천양지차입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면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롤러코스터가 밑으로 내달리면 정말로 떨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밑으로 마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롤러코스터가 위로 치솟을 때도 내려갈 때와 마찬가지로 현기증을 느낍니다. 올라갔다가 내려오고,다시 올라가는 것인데도 사람들은 그때 그때의 분위기와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가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프랑스 해운사의 지급불능 사태가 터지고 미국에서 일부 경기지표가 나빠지는 등 조기 경기회복론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입니다. 1700을 웃돌던 코스피지수가 지난주 급락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떨어진 공이 튀어오르고,튀어오른 공이 다시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문제는 큰 흐름입니다. 지금 시장이 대세상승기에 있는가,아니면 미국의 대공황 때처럼 잠시 반등했다가 다시 고꾸라지는가 하는 점이 최대 관심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세 상승' 쪽을 점치고 싶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굴곡을 거치겠지만 큰 흐름상 올라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분명해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로 G20을 중심으로 한 국제공조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은 점을 꼽고 싶습니다. 미국의 과소비와 중국의 과도한 저축 등으로 인한 불균형 문제를 함께 해소하고 통화긴축을 의미하는 출구전략도 함께 펴기로 한 점 등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 주요국들이 힘을 합쳐서 안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국내외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점도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대기업들이 환율하락의 파고를 뚫고 나올 정도의 경쟁력은 충분히 갖추었다는 것도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롤러코스터에 휘둘리기보다는 옆에서 지켜보는 침착함이 필요한 때입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