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상승세로 172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가 최근 조정을 받으며 1650선 아래로 밀려났다.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냈던 코스피 시장이 4분기에는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이 약화되면서 경기회복 속도와 기업이익의 개선 속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분기에는 현금비중을 확대하는 등 보수적으로 대응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 코스피, 이미 9부 능선 올랐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일 "코스피 지수가 4분기 내로 1800정도까지 갈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다"면서도 "그러나 연고점을 형성 한 이후 조정을 받는 답답한 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올 4분기는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요인이 별로 없다"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센터장은 "세계 각국이 지금까지의 경기부양책을 축소하는 사실상의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경기부양책이 없어지면 내년 1분기부터는 경기 선행지수도 서서히 꺾이고, 그전에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을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8월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을 끝냈고 오는 11월에는 주택시장 지원책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경기회복 속도 및 기업이익의 증가 지속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코스피 지수가 1710선을 돌파한 이후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4분기부터 5~10% 내외의 조정을 수반한 기간조정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4분기 전약후강의 모습을 보이며 18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임홍빈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하게 올라온 측면이 있고, 밸류에이션(주가수준)이 부담되는 상황이므로 당분간 조정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이며, 4분기의 후반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1800을 웃돌 수도 있을 것"이라 고 예상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정보기술) 업종의 실적 상승세가 4분기까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어닝 모멘텀이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현금비중 늘려야…신규 투자 '글쎄'

이종우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9부 능선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격 부담 등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 는 점에서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전과 같이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점에서 섣불리 외국인을 따라 매매하는 것 보다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중시하는 매매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현철 팀장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위험요인들이 상존하는 현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며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과 일부 업종내 재고증가, 그리고 기업분석을 맡고 있는 애널리스트의 기업이익 증가속도 둔화 가능성 등이 지수의 변동성을 키우는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팀장은 "코스피가 1700선을 넘어설 경우 밸류에이션상 부담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 때부터 주식비중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매매 시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그는 "새롭게 주도주가 만들어지는 형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 주보다는 완성차 업체를 공략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