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번호DB 사이드로딩 내년중 가능"

휴대전화를 바꾸면 옛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일일이 새 휴대전화에 입력하곤 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런 수고를 덜고 PC를 통해 휴대전화 번호 DB를 손쉽게 신규 휴대전화로 옮길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무선인터넷 활성화 계획의 일환으로 휴대전화 제조사가 이용자의 휴대전화 번호 데이터베이스(DB) 사이드로딩(Side loading)이 가능한 기술표준을 내년 6월까지 마련토록 했다고 3일 밝혔다.

사이드 로딩이란 PC 등 대체경로를 통해 휴대전화로 파일을 전송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제조사와 이통사 간 협의를 통해 번호 DB의 필드값을 통일하는 등 표준안이 마련되면 옛 휴대전화의 전화번호 DB를 PC나 메모리를 통해 새 휴대전화로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이런 새로운 기술표준을 공통 적용한 휴대전화가 출시될 전망이다.

그간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 이통 대리점이 수수료를 받고 신규 휴대전화에 번호 DB를 옮겨주기도 했으나 제조사가 다르거나 모델이 바뀌면 파일이 깨지거나 오류가 생기기 일쑤였다.

또 번호 DB 전송을 가능케해주는 상용 소프트웨어가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15만원이나 돼 구매에는 무리가 따랐다.

특히 이용자들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들의 개인정보를 대리점에서 다루는데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같은 전화번호 DB 이동을 이용자 개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방통위는 또 음원, 게임, 동영상 등 콘텐츠를 PC에서 휴대전화로 직접 전송하는 사이드로딩도 내년 1월부터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우선은 저작권보호장치(DRM)가 걸려 있지 않은 음악이나 동영상을 중심으로 사이드로딩을 적용하되 장기적으로는 음원 및 동영상 확장자 파일을 통일하거나 제작자들을 위해 파일규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사이드로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이드로딩 적용이 확대되면 무선콘텐츠 유통채널이 다양화되면서 이통사들의 요금정책에도 변화가 생기는 등 시장에 큰 파급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당장에는 이용자들의 편의가 크게 나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