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 채권 펀드들의 투자 지표 역할을 하는 WGBI(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될 경우 국내 채권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에도 상당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WGBI 한국 편입시 100억~400억달러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채 발행잔액의 5~20%에 해당하는 금액이 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WGBI를 벤치마크로 삼는 글로벌 채권 펀드 자금 규모가 1조달러 정도"라며 "국가신용등급 A등급 이상 국가들 중 한국의 국채금리는 폴란드 뉴질랜드에 이어 3위로 매력적 이어서 최대 400억달러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자금 유입 시기는 편입 직전과 직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WGBI 편입이 결정되더라도 실제 글로벌 펀드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린다"며 "하지만 이미 상당수 자금이 편입을 예상해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WGBI에 편입되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뿐 아니라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10년 이상 장기채권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전체 채권투자 금액의 대부분이 만기 3년 이하 단기채에 집중돼 있다"며 "이 같은 단기채 위주의 거래는 시중 자금의 단기화를 조장하는 것은 물론 10년물과 같은 장기 국채 발행을 어렵게 해 국가의 재정운용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펀드들의 경우 대부분 10년물 이상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WGBI 편입은 국내 채권시장의 수요 다변화를 통해 시중자금의 장기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외환시장은 규모가 작아 작은 해외 악재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의 채권투자 확대로 환율도 좀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