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와 채권단이 초미의 관심을 갖고 있는 대우건설 매각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우선인수협상 후보자가 5일 발표된다.

반드시 매각해야 하는 금호 측은 성공적인 매각을 위한 첫 번째 고비는 넘긴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인수의향서(LOI)를 낸 회사 중 국내 대기업은 없었지만 해외업체들로 경쟁구도는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해외매각에 대한 대우건설 안팎의 부정적 기류를 차단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실사과정에서 해외 투기자본의 인수를 꺼리는 대우건설 노조의 반대를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오히려 전략적 투자자(SI)라는 점이 확인될 경우 해외매각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수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미국 엔지니어링 업체나 중동 투자자본이 인수할 경우 안정된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우건설의 세계적인 시공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게 근거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의 경우 하이닉스반도체와 대우조선해양처럼 해외매각에 따른 기술유출 등 산업정책적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매각을 반기는 분위기다. 시장의 관심은 인수의향서에 적혔을 가격 정보다.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들이 제시한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주당 1만7000~2만원대 초반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금호 측이 연말까지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4조원이다. 대우건설의 지분 50%+1주를 매각할 경우 주당 1만5000원에 팔린다면 매각 대금은 2조5000억원,주당 2만원일 경우 3조2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추진 중인 금호 측의 자구계획을 감안하면 주당 2만원을 받을 경우 유동성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시장은 금호가 5일 발표할 쇼트리스트(우선인수협상후보)의 숫자에 주목하고 있다. '본선 진출 후보'로 결정된 기업들의 면면에 따라 매각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금융권 인사는 "지금까지 전혀 이름이 노출되지 않은 회사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쇼트리스트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 모두가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2006년 금호 측이 인수하기 이전에 해외 유수의 건설 및 투자회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인수를 타진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제3의 후보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