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가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지난 3일 결정됐다.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유치전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은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도쿄의 유치전에 나섰던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 도쿄 도지사는 사퇴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망스럽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 내 반응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미 언론들은 그가 정치생명을 건 의료보험 개혁법안 처리를 앞둔 중대한 순간에 유치홍보에 나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코펜하겐으로 날아갈 때 생각한 게 무엇이냐"라면서 "다음번에는 주사위를 굴릴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반드시 보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일본은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한 세 번째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올림픽 유치를 앞장서 추진했던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유치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 유치 후 24년 만인 1988년 나고야를 앞세워 유치전에 뛰어 들었지만 서울에 패했다. 2008년 올림픽을 오사카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폈으나 중국 베이징에 고배를 마셨다.

반면 남미 최초로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수행원들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지금 이 자리에서 죽는다 해도 여한이 없다"며 감격을 표시했다. 브라질은 올림픽 개최 예산으로 28억달러를 책정해놓고 있다.

워싱턴=김홍열/도쿄=차병석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