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건축 · 토목 · 전기통신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봉경건설 주봉노 사장(51 · 사진)은 지난해 말 대규모 공사 수주로 국내외 건설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제1의 상업도시인 지다시에 추진되는 신공항건설과 관련,범법자 추방 전용공항 건설공사를 2억달러에 수주한 것이다. 1년6개월이 걸리는 이 공사는 터닦기 작업이 한창이며 수주한 금액은 공사 진행 정도에 따라 착착 입금되고 있다.
주 사장은 더 큰 공사 수주를 준비 중이다. 지다공항 2차공사 중 검사대(컨베이어시스템) 관제탑 부대시설을 짓는 것으로 자그마치 8억달러짜리다. 그는 "공사를 따내려고 그동안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며 "큰 변수가 없는 한 수주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1982년 서울산업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들어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을 누빈 주 사장은 1990년 중동지역 건설회사 임원으로 활동하다 2003년 현지 법인을 세웠다. 이후 25년간 쌓아온 현지 비즈니스 경험과 인맥,건설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킹압둘라대학 건설 공사,정부출자기관 통신업체인 STC의 맨홀 공사 등을 수주,깔끔하게 처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연간 수주 실적은 계속 늘어 지난해엔 1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주 사장은 지다공항 2차 공사 수주 이후가 걱정이라고 했다. 중소 건설업체들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우리나라 수출보증기관이 계약이행 및 선수금환급 보증서를 발급해 줘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지적이다. 그는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가 믿을 만하다면 보증기관이 대기업처럼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 사장은 "오일 가격 상승으로 중동 건설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을 집중 공략하면 성공 확률이 매우 높다"며 "중동시장을 오랫동안 사전 조사를 하면 중소건설업체에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