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노출한 휴대폰 번호가 각종 범죄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휴대폰 번호를 숨겨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휴대폰 번호를 노출할 걱정없이 안심하고 주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정보기술 전문업체인 건다감플러스(대표 김성희)가 주인공.이 회사는 자동차 소유자의 휴대폰 번호를 타인에게 노출하지 않고도 호출자와 통화할 수 있게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차주콜' 서비스 시행에 들어갔다. 차주콜은 호출자가 자동차의 앞면 유리에 부착한 차주콜(1544-1364)로 전화를 걸고 차량 소유자의 고유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ARS(자동응답)시스템을 통해 차량 소유자의 휴대폰으로 자동 연결되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따라서 자동차 소유자의 휴대폰 번호가 외부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또 자동차 소유자가 바로 전화를 받지 못한 경우에도 차주콜로 리턴콜을 해 호출자와 통화할 수 있다. 이때도 차주콜 번호만 드러나 자동차 소유자의 휴대폰 번호가 상대방에게 확인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항상 노출될 위험에 있는 자동차 운전자의 휴대폰 번호를 철저히 보호해줘 가입자는 주차에 따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소유자는 차주콜 인터넷 홈페이지(www.chajucall.com)를 통해 가입하면 된다.

회사는 가입자에게 차주콜 스티커를 우편으로 배송해준다. 차주콜 스티커를 받은 자동차 소유자는 차주콜 스티커에 기록된 고유 인증번호를 일반 전화(1544-6946)로 등록하면 바로 이용 가능하다. 가입 금액은 건당 1개월에 2000원이며 1년 이용시에는 1만5000원이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차주콜 서비스에 대해 특허출원과 상표등록을 해놓은 상태다.

특히 회사 측은 차주콜 서비스 시행을 기념해 10월 한 달 동안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하는 여성 운전자에 한해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여성 운전자를 위한 특별행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 행사를 시작한 이후 많은 여성 운전자들이 휴대폰 번호 노출 방지에 관심을 갖고 문의해 오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은 보험회사 백화점 카드사 등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기업에서는 차주콜 스티커에 회사 로고 등의 홍보 디자인을 넣어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고객 서비스는 물론 회사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희 대표는 "자동차에 노출된 휴대폰 번호를 이용해 여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보이스피싱을 하는 등 휴대폰 번호를 악용하는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며 "차주콜 서비스를 이용하면 운전자는 휴대폰 번호가 노출되지 않는 만큼 피해 걱정 없이 안심하고 주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