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알코올 다 어디갔지?…품귀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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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알코올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험용 알코올을 소량씩 구매해 쓰는 화학과나 약대,의과대학,이공계 연구소들은 물론 중소형 화장품 및 페인트 회사 등 알코올을 용매나 원료로 쓰는 업체들도 필요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이 같은 알코올 품귀현상은 다름 아닌 신종플루 탓.감염 예방을 위해 손세정제와 손소독제 소비가 평소의 10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이들 제품의 주 원료인 알코올이 일시적으로 바닥나 버린 것이다. 손소독제에는 살균용으로 공업용 알코올이 62% 정도 들어가는데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줄잡아 수천만개의 소독제가 집중적으로 생산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때문이다. 알코올 함유율 70%짜리 손소독제를 일일 15만개씩 위탁생산하는 K사 관계자는 "평소에는 소독제에 관심이 없던 화장품 및 생활용품 위탁생산업체 100여개가 소독제와 세정제 생산에 한꺼번에 뛰어들면서 시중에 깔려 있던 알코올이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상당수 업체가 손소독제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웃돈을 주고서라도 알코올을 사들이다 보니 연구소나 대학 실험실 등 비상업적 수요처에서 정작 알코올 구하기가 어려워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알코올 값도 7월에 비해 15~30%가량 오른 상황.현재 순수 농도 95%짜리 알코올은 200ℓ짜리 한 드럼에 30만원 선에 거래중 이다.
이 같은 알코올 품귀현상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신종플루 확산 여부가 열쇠를 쥐게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알코올 소비량을 감안할 때 이미 손소독제가 과잉 생산됐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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