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BA 글로벌시대] 국내 MBA에 외국인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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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학위 프로그램·영어강의 늘면서 대학마다 외국인 교수·수강생 급증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구축도 '매력'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구축도 '매력'
아일린 올슨 전 미국ING생명보험 마케팅이사는 올해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최고경영자 MBA(Executive MBA)에 입학했다. 현재 ING코리아 지사장의 부인이기도 한 올슨씨는 남편을 따라 한국으로 건너왔다. 올슨씨는 "한국에서 영어로 EMBA 과정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수업을 신청했다"며 "SKK GSB와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스쿨이 학위를 서로 인정하는 복수학위 과정인 점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SKK GSB의 이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이 과정에는 올슨씨외에 칼리파 아므르(이집트),이젠와나 치마(나이지리아),오디안보 새뮤얼 오위노(케냐) 등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과 프란카 구스타보(브라질),담브라모 루치아나(아르헨티나),말렌데즈 산체스(콜롬비아) 등 남미에서 온 외국인 등 각국 사람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이 글로벌MBA로 거듭나고 있다. 외국인 교수임용 증가,해외 대학 MBA와의 복수학위 프로그램 확대,100% 영어강의 개설 등이 외국인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MBA 학생들은 저명 외국인 교수의 강의를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게 됐다. 각 대학마다 경쟁적으로 외국인 교수의 임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강대 MBA는 2007년 외국인 교수 비율이 전체의 2.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3.5%에 이른다. 교수 4명 중 1명이 외국인이다. 이에 따라 서강대 MBA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온 외국인 학생 역시 2007년 2명에서 올해 25명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고려대 MBA의 경우 외국인 교수가 32명에 이른다. 이들 외국인 교수의 출신 국적도 미국,독일,아일랜드,뉴질랜드,인도,포르투갈,벨라루스,싱가포르 등으로 다양하다. 외국인 재학생 역시 미국,일본,인도,에콰도르 등 전 세계 13개 나라에서 45명의 학생들이 한국에서 MBA 수업을 듣고 있다. 특히 SKK GSB에선 외국인 교수를 한국인 교수보다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2007년부터 외국인 전임 교수 숫자가 한국인 전임 교수 숫자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올해 SKK GSB에서 강의를 하는 외국인 전임 교원은 총 11명으로 전체 전임 교수의 60%에 이른다.
국내 MBA가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기회로 작용한 건 해외 MBA와의 활발한 교류 덕분이라고 MBA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내 MBA들이 해외 MBA와의 복수학위 프로그램,해외연수 프로그램,학생교류 프로그램 등 커리큘럼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세대 MBA의 GET(Global Experience Trip) 프로그램은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미국 등 각국 현지에서 학생들에게 2주간의 교육과 산업 견학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또 미국 시카고대,브리티시 컬럼비아대,프랑스 에섹대,중국 베이징대,일본 게이오대 등 전 세계 유수대학 중 관심지역에 위치한 대학을 선택해 한 학기 동안 의무적으로 교환 학생 또는 방문 학생 자격으로 해외 경험을 쌓는다.
서울대 MBA도 미국 듀크대,프랑스 에섹대,중국 베이징대 등과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해 듀크대의 경우 최대 15명까지 선발해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미국 뉴욕대 등 전 세계 12개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KAIST 경영대학은 분야별로 특화된 세계 유수 MBA와 협력을 맺고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KAIST 경영대학과 복수학위를 운영하는 대학은 회계-미국 일리노이대,법률-미국 노스웨스턴대,금융-미국 미시간대,미디어-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등이다. 서강대 MBA는 미국 미네소타대,일리노이대,런던대 등과 복수학위를 체결해 주간 MBA 학생들에게 해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총 14개국 24개 학교와 교환협정을 맺고 매년 세계 유수 대학 MBA 학생들과 서강대 MBA 학생들을 교환해 가르친다. 또 매년 여름엔 미국 미네소타대 칼슨스쿨과 미니 MBA도 운영한다. MBA가 전 세계에 걸쳐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영어강의 비율 증가도 국내 MBA의 글로벌화에 큰 요인이다. 연세대 풀타임 글로벌 MBA,고려대 글로벌 MBA와 S³아시아 MBA 등 많은 국내 MBA가 100% 영어 강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고려대 MBA는 외국학생을 위한 별도 오리엔테이션,외국인 학생 및 교수를 위한 전담 직원 채용,외국인 학생 1대1 진로 지도 등 다양한 편의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