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처 이전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세종시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지를 분양받은 건설업체들이 내지 않은 땅값이 3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김성곤 · 조정식(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세종시의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은 9개 건설사의 중도금(2 · 3차) 미납액이 총 3280억원으로 파악됐다.

업체별로는 현대건설이 650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우건설 609억원,대림산업 500억원,삼성물산 395억원,포스코건설 322억원,롯데건설 282억원,두산건설 256억원,금호건설 166억원,효성 100억원 등이다. 특히 쌍용건설과 풍성은 계약금 납부 후 중도금을 장기 연체해 지난 8~9월 각각 해약됐다. 이들 업체가 연체했던 중도금은 쌍용이 344억원,풍성 798억원이다.

또 지난해 신규로 공급한 공동주택용지 27개 필지가 지금까지 모두 미분양된 채 남아있다. 면적기준으로 119만5000㎡로 공급금액은 모두 9363억원 어치다.

김성곤 의원은 "건설사들이 세종시의 택지비를 내지 않는 것은 지방 주택경기 하락과 경제위기 탓도 있지만 정부의 고의 사업지연과 세종시 기능전환 논란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조정식 의원 역시 "세종시의 원안추진 여부가 불투명해 지면서 건설사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원안추진 확약부터 한 후에 추가적으로 자족기능 보완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