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외 시장을 합친 연결기준으로 3분기중 매출 36조원,영업이익 4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는 전망치를 어제 발표했다. 이는 2분기에 비해 매출이 10.7%,영업이익은 62.7% 증가한 것이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돋보이는 경영성과는 우리 경제회복을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여전히 세계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인데도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각 사업부문들이 뛰어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세계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온 노력의 결실로 볼 수 있다. 세계시장 1위인 TV부문과 글로벌 1위 업체인 노키아를 바짝 뒤쫓고 있는 휴대전화부문을 필두로,반도체와 LCD 부문의 시황회복이 그 원동력이 됐다.

무엇보다 반도체가 여전히 낮은 가격에도 1분기 6700억원 적자에서 3분기에 1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 것은 주목되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세계 반도체업계의 치열한 출혈경쟁으로 대만 일본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삼성은 40%가 넘는 D램 세계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더욱 굳힌 게 주효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문제는 앞으로다. 4분기 이후 시장여건을 결코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경기 후퇴에 따른 수요감소에도 삼성이 거둔 괄목할 만한 실적은 지속적인 환율상승에 힘입은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환율하락이 본격화되면서 더 이상 그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마케팅 비용 증가, LED-TV 등 주력제품의 가격하락 등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동안 구조조정에 집중했던 해외 경쟁기업들 또한 공세에 나설 채비다.

그런 만큼 보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제품 · 기술의 혁신주기를 단축하고,지속적인 원가절감으로 경쟁력을 더 높이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세계시장의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경쟁사들보다 앞서 공급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것이 첩경(捷徑)이라는 얘기다. 이는 앞으로의 저환율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다른 기업들 모두의 공통된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