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일부 시민단체가 수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는)일부 단체는 수억원씩 횡령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사원장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장부 정리에 서투른 측면이 있는 문화시민단체에 대해 가혹한 감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김 원장은 또 "감사원은 단체가 좌파냐,우파냐에는 관심이 없다"며 "양심과 인격을 걸고 이념적 성향에 관계없이 원칙적인 감사를 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국회가 감사를 청구함에 따라 지난 5월 연간 8000만원 이상 보조금을 받는 시민 · 사회 · 문화 · 환경 등 543개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었다. 감사원은 이달 중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이날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차분하고 소신있게 답변을 해 눈길을 끌었다. 야당 의원들이 지난해 5~6월 감사원의 국가인권위 감사 등을 언급하면서 "조직축소 목적의 표적감사였다"고 공세를 펴자 김 원장은 "인권위의 인사나 조직관리 및 운영은 감사원이 당연히 감사해야 할 사항이다. 표적감사냐 아니냐보다 감사로 도출된 결과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며 표적 감사 의혹을 일축했다. 김 원장은 또 "참고는 하겠습니다만 이 말씀만 덧붙이겠다" 고 하는 등 야당 공세에 굴하지 않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