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리스크 헤지 어떡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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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파생상품 단속 집단 반발
유럽과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장외거래(OTC) 파생상품 단속에 나서자 글로벌 기업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증거금 부담이 커지고 규제가 강화되면 파생상품을 통한 리스크 헤지(위험회피)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멘스 바스프 이온 등 유럽 대기업들은 유럽집행위원회(EC)가 OTC 파생상품을 중앙청산소에서만 거래토록 하는 규제안을 통과시킬 경우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EC는 거래 투명성과 안전성 강화 차원에서 파생상품을 투명하게 거래하는 중앙청산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표준화된 파생상품을 거래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 거래하려면 각 기업들은 일정 비율의 증거금을 제시해야 한다.
독일 에너지그룹 이온은 증거금 마련을 위해 신규 크레디트라인을 개설하거나 현금 보유를 늘리면 약 75억유로의 비용 부담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레나 볼퍼트 이온 재무팀장은 "장외 파생상품 거래는 헤지를 위한 기업들의 보편적 수단인데 이를 규제하면 불필요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지멘스도 약 10억유로 이상의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바스프와 도이체포스트 등 다른 업체들도 일제히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한스 페테르 루프리히 지멘스 재무담당자는 "파생상품 규제를 위한 금융당국의 규제안은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에 큰 짐이 될 것"이라며 "지멘스는 탄탄한 신용등급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은행에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프트한자 관계자는 "EC의 규제안은 정당한 거래를 하는 시장 참여자를 곤란하게 하는 반면 금융 중개업체들과 투기꾼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대기업들도 집단 반발에 가세했다. 미국 행정부는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파생금융상품을 장내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세계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지난해 기준 450조~680조달러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96.6%가 OTC 파생상품으로 그동안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멘스 바스프 이온 등 유럽 대기업들은 유럽집행위원회(EC)가 OTC 파생상품을 중앙청산소에서만 거래토록 하는 규제안을 통과시킬 경우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EC는 거래 투명성과 안전성 강화 차원에서 파생상품을 투명하게 거래하는 중앙청산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표준화된 파생상품을 거래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 거래하려면 각 기업들은 일정 비율의 증거금을 제시해야 한다.
독일 에너지그룹 이온은 증거금 마련을 위해 신규 크레디트라인을 개설하거나 현금 보유를 늘리면 약 75억유로의 비용 부담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레나 볼퍼트 이온 재무팀장은 "장외 파생상품 거래는 헤지를 위한 기업들의 보편적 수단인데 이를 규제하면 불필요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지멘스도 약 10억유로 이상의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바스프와 도이체포스트 등 다른 업체들도 일제히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한스 페테르 루프리히 지멘스 재무담당자는 "파생상품 규제를 위한 금융당국의 규제안은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에 큰 짐이 될 것"이라며 "지멘스는 탄탄한 신용등급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은행에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프트한자 관계자는 "EC의 규제안은 정당한 거래를 하는 시장 참여자를 곤란하게 하는 반면 금융 중개업체들과 투기꾼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대기업들도 집단 반발에 가세했다. 미국 행정부는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파생금융상품을 장내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세계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지난해 기준 450조~680조달러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96.6%가 OTC 파생상품으로 그동안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