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G20 국가중 처음으로 지난 6일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주요국이 일제히 금리를 내리는 등 경기부양책을 편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한 셈이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도 조만간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도 호주에 이어 비교적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나라로 한국을 꼽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직 금리인상을 비롯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우리 생각이다.

우선 호주와 우리나라는 처한 여건 자체가 다르다. 원자재 수출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호주의 경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호주 경제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전분기 대비 각각 0.4%, 0.6% 성장했다. 물론 분기별 성장률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도 결코 호주에 뒤지지 않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자원 수입국인 우리에게는 커다란 부담이다. 게다가 최근 달러화 약세 기조(基調)는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 역시 당장 출구전략 실행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9월 실업률이 26년 만에 가장 높은 9.8%를 기록, 더블 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유럽이나 일본의 경제상황도 지금 금리인상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 지난주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출구전략을 서둘러 시행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특히 우리 경제의 최근 회복세는 이미 잘 알려진대로 정부의 적극적 경기부양책과 고환율 덕이 크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 투입에도 한계가 있는데다 달러약세로 인한 원 · 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경기전망도 불투명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그간의 경기 회복이 고용 투자 등 실물 지표 회복이 동반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금리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은 충분히 경기 회복이 가시화된 이후에 실행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섣불리 앞서 나가다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