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내는 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 부담액 증가율이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의 2.8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7일 '기업의 사회보장성비용 증가 현황과 정책과제'보고서에서 기업들이 부담한 사회보험 비용이 1997년 6조3109억원에서 지난해 25조6206억원으로 4배 이상 불어났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GDP는 108.4% 늘어난 데 비해 기업들의 사회보험 부담액은 305.9% 증가했다. 경총은 "지난 12년간 GDP 성장이 연평균 6.9% 속도로 이뤄졌으나 기업의 사회보험비용은 연평균 13.6%씩 늘어나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보험별로는 건강보험 부담이 지난 12년간 6.9배 늘어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고용보험은 4.1배, 국민연금은 3.7배, 산재보험은 2.7배 증가했다. 경총은 "이 같은 속도라면 기업과 근로자가 부담하는 4대 사회보험 보험료는 내년 48조원에서 2030년에는 145조원으로 3배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총은 특히 지난 4년간 한국의 사회보험 부담률은 0.84%포인트 늘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서도 네덜란드(4.57%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사회보험제도의 관리운영비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준 4대 보험 관리운영비 1조5088억원 가운데 정부가 지원한 부분은 1.7%(254억원)에 불과했다. 경총은 "기업들의 부담 능력을 넘어서는 급격한 사회보험제도 확대는 노동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투자의욕 감퇴와 고용불안의 단초가 된다"고 말했다.

경총은 이 같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과제로 △개별 사회보험의 지출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해 △사회보장제도 간 효율적인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사회보장 목표제를 도입하고 △소득파악률 제고를 통한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