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해외펀드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으로 집중되고 있다. 재간접펀드를 제외하고 최근 한 달 사이에 나온 해외 주식형펀드는 모두 아시아 신흥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신흥국가들이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등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권으로 이동할 조짐이 나타난 데 따른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아시아 국가 투자펀드들은 금융위기 이후 1년간 수익률 상위 그룹을 휩쓸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7일 일본과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 10개국의 대표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삼성아시아대표주' 펀드를 출시,삼성증권 등을 통해 판매에 나섰다. 이 펀드는 중국 홍콩 대만의 중화권과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인도 및 아세안,그리고 한국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아시아 대표기업 주식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한다.

대표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을 비롯해 페트로차이나 · 공상은행(중국) 바티에어텔 · 타타자동차(인도) 싱가포르텔레콤(싱가포르) 등으로 서울과 홍콩 싱가포르의 현지법인에서 종목을 고르고 서울 본사에서 자산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삼성투신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위기극복 능력이 입증됐고,아시아 기업에 대한 시각이 변화돼 이들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 인도펀드인 '삼성인디아2.0적립식'을 내놨고,같은 날 한화투신운용도 중국본토펀드인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트래커' 펀드를 출시해 이미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다. 25일에는 아시아 투자펀드인 '교보악사로젠버그아태' 펀드도 나왔다.

이달 중엔 중국펀드들이 쏟아진다. 중국 상하이A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QFII(적격 외국인기관투자가) 자격을 받은 한국투신운용이 이달 중으로 중국본토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약관은 금융감독원 심사를 이미 통과했으며 한도만 정해지면 펀드를 내놓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한BNP파리바운용도 약관 심사를 통과한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오퍼튜니티'를 조만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 펀드는 홍콩증시에 투자한다.

특히 9일 출시될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차이나본토&홍콩' 펀드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상하이 주식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면서 중국 본토투자 효과를 내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중국 및 아시아권 투자 펀드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은 이번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두드러진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1년간 중국본토가 22%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인도(16%) 대만(13%) 신흥아시아(10%) 펀드 등이 해외 펀드 중에선 24% 수익을 낸 브라질펀드에 이어 수익률 상위 2~5위에 랭크돼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