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명품업체 에르메스는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저가 상품을 대량 생산하기 보다 품질로 승부하는 정통 명품의 길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패트릭 토머스 최고경영자는 7일 파이낸셜타임스(FT)과의 인터뷰에서 불황으로 명품업계가 아무리 심각한 타격을 입어도 소량생산과 고가 전략,투자 강화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토머스 CEO는 “에르메스는 단기에 돈을 벌기 위해 지난 여섯세대를 거치며 만들어온 이미지와 유산을 버릴 수 없다”며 “H자(에르메스의 로고)를 크게 박은 가방을 수백만개씩 팔아 빠르게 성장하는데 만족한다면 소비자들은 더이상 에르메스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립 이후 172년동안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온 에르메스가 명품을 대량생산해 판매하는 매스티지(대중명품)로 전락하기보다 어려울 때일수록 자기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토머스 CEO는 주장했다.그는 “에르메스 가방을 사는 소비자는 이 가방을 40년동안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한다”며 “이는 비용일 뿐만 아니라 투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 증가한 4억4900만유로를 기록했던 에르메스는 올해 불황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에 여행이나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비용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으나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지난해 12개의 매장을 열었던 에르메스는 올 상반기에만 5개의 매장을 새로 열었고 지난해초부터 553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