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갤러리] 이은상 '단풍 한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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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한 잎사귀 손에 얼른 받으오니
그대로 내 눈 앞에 서리치는 풍악산을
잠긴 양 마음이 뜬 줄 너로 하여 알겠구나.
새빨간 이 한 잎을 자세히 바라보매
풍림(楓林)에 불 태우고 넘는 석양같이 뵈네
가을 밤 궂은 비소리도 귀에 아니 들리는가.
여기가 오실 텐가 바람이 지옵거든
진주담 맑은 물에 떠서 흘러 흐르다가
그 산중 밀리는 냇가에서
고이 살아 지올 것을.
-이은상 '단풍 한 잎' 전문
"요샌 이불을 뒤집어 차지 않네요. " 마누라의 한마디에 배꼽을 잡았다. 가을은 인간이 온도에 민감한 동물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생로병사의 주기를 만드는 것도 기온 차일터. 노산은 손바닥 위 단풍잎에서 변화무쌍한 금강산을 떠올린다. 뉘엿뉘엿 지고 있는 석양을 닮은 가을 금강산. 누가 멀리서 날 보고 단풍들었다고 하면 어쩌지.
남궁 덕 문화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