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는 세계 최고(?)의 미식도시다.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가 2007년 말 일본에서 처음 발간한 '2008 미슐랭 가이드 도쿄판'을 통해 도쿄의 레스토랑에 부여한 별점을 기준으로 하면 그렇다. 도쿄판에 실린 레스토랑은 150곳.모두 1개 이상의 별점으로 총 191점을 얻어 화제가 됐었다. 별점이 파리(64점)와 뉴욕(42점)에 비해 월등히 많았던 것.그럼 미슐랭 가이드 홋카이도판이 발간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홋카이도는 일본 본토와 떨어져 있어 식문화의 개성이 뚜렷하며 음식재료 또한 좋은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곳.맛과 신선도로만 친다면 도쿄에 못지않은 결과를 얻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오타루 초밥

일본을 대표하는 초밥도 해산물 왕국 홋카이도에서는 더 특별나다. 초밥거리까지 형성된 '오타루 초밥'이 유명하다. JR오타루역 부근에 있는 오타루 초밥거리에는 20여 개의 초밥가게가 맛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오타루 초밥의 유명세는 이시카리 앞바다에서 바로 건져올린 신선한 생선에서 비롯된다. 항구에서 직송한 생선이 곧바로 초밥에 오르니 까다로운 미식가들의 독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초밥을 만드는 이타마에(조리장)의 엄격한 수업도 오타루 초밥의 맛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다. 제자로 들인 조리사가 긴 수업을 끝내고 하나의 조리장으로서 성장했을 때만 오타루에 점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것.

오타루 초밥거리에서 부두가 있는 미나토마치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니기리 나카이치'의 초밥이 특히 유명하다. 주 메뉴는 가게 이름을 건 나카이치 특선 초밥.초밥 9개가 한 접시에 담긴 1인 분에 4200엔으로 비싼 편이다. 그러나 참다랑어의 최고급 부위인 오오토로(대뱃살)와 10월부터 잡히는 초겨울 오타루 진미 샤코(갯새우)가 이집 초밥의 맛을 대표한다. 오타루에서도 드믄 여성 조리장의 미적 감각을 살린 세공 초밥은 작품에 가깝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눈을 즐겁게 한다.

#가이센돈부리와 징기스칸

야경이 아름다운 하코다테에서는 해산물 회덮밥의 일종인 '가이센돈부리'를 맛보자.하코다테의 대표 수산시장인 아사이치 옆에 자리한 돈부리요코초(덮밥골목)를 찾으면 된다. 시장통에 19개의 가이센돈부리 식당이 늘어서 있다. 연어알과 성게알로 만든 우니이쿠라돈(1890엔)으로 유명한 '이쿠라테이'나 12종의 해산물로 푸짐하게 구성한 미치노야돈부리(3800엔)의 '미치노야쇼쿠도' 등 점포마다 개성적이고 화려한 메뉴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가격은 1000엔에서 4000엔을 넘는 것도 있지만 밥 위에 가득 올려진 성게살이나 대개의 통통한 살집을 보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육식파 미식가라면 '징기스칸'이 어떨까. 양고기를 야채와 함께 구워먹는 구이요리로 홋카이도 유산에 지정되어 있을 만큼 유명하다. 이름은 징기스칸이지만 몽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본 홋카이도 태생 전통요리다.

요리방법은 간단하다. 불판에 콩나물을 중심으로 당근,양파,피망,호박을 얹고 그 위에 1년이 안된 어린 양의 고기를 올려 구워먹는다. 양고기가 담백한 게 홋카이도 사람들의 술안주로 인기다. 조리방법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아사히카와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은 우리 불고기처럼 양고기에 양념을 재워 먹고,삿포로를 중심으로 한 중 · 서부는 생고기를 그대로 익힌 뒤 양념을 찍어 먹는 식이다. 양고기 마니아라면 양고기 특유의 냄새까지 즐길 수 있는 삿포로 스타일이 좋겠다. 가격은 1인분에 1500엔 선으로,일반 고기요리에 비해 부담스럽지 않다.

#싱싱한 대게

홋카이도의 맛이라면 게 요리를 빼놓을 수 없다. 삿포로 시내에 유명한 대게요리점들이 밀집해 있다. 시내 중심 번화가인 스스키노에 자리한 '가니쇼군'이 다양하고 대중적인 메뉴를 자랑해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다. 인기메뉴는 바다참게 스키야키 코스.1인당 9000엔으로 비싸지만 전채를 시작으로 게 두부,바다참게 회와 구이,스키야키까지 최고급 바다참게로 이루어진 12코스로 즐길 수 있어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김재일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 TIP

일본여행 포털 재팬피알(02-737-1122,www.japanpr.com)은 '홋카이도 맛기행 4일'여행을 안내한다. 하코다테,삿포로,오타루,도야호수 등 홋카이도의 관광명소를 둘러본다.

오타루 초밥,삿포로 징기스칸,삿포로 라멘 등 홋카이도의 맛도 즐긴다. 하코다테 와인공장,시로이코이비토 초콜릿공장,니혼슈 술공장,니세코 치즈공방에도 들른다. 고우라코엔 료칸(오타루),유노카와 그랜드호텔(하코다테),노보텔 삿포로(삿포로) 등 전통 온천 료칸과 특급호텔에 머문다. 4일 일정으로 11월5일 출발한다. 선착순 30명에 한해 1인당 139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