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9일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락했지만 현 시점에서 매수로 대응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 격언에 '하수는 가격을 보고, 고수는 때를 본다'라는 말이 있다"며 "현재 시장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격언이라 는 생각인데 지금은 낙폭과대 메리트(가격) 보다 적절한 매수 시점(때)을 선택하는 게 보다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보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증시에 관성보다 중력이 강하고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가 지난 9월 22일 고점을 찍은 이후 11거래일 간 이틀을 제외하면 모두 음봉을 기록했다. 전강후약의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 연구원은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크게 봤을 때 글로벌 주요 증시 시세탄력 둔화, 4분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 부족, 출구전략에 대한 두려움을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둘째는 주도주의 부진이다. 그는 "이번 실적 시즌은 기존 전망치 자체가 높아 어닝서프라이즈 가능성이 크지 않고 4분기 실적도 3분기 대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주가 측면에서도 지금은 주도주의 중기과열 해소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셋때는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수급이다. 올들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것에는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글로벌 경쟁업체 대비 탁월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원화 강세를 예상한 환플레이도 상당한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다. 정 연구원은 "주가가 펀더멘털 대비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라온 상황에서 환율까지 큰 폭으로 떨어져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60일 이평선이 붕괴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당분간 지수는 1600선 지지 여부를 놓고 공방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도주는 관망 △원화 강세는 내수주로 △달러 약세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은 상품관련주로 대응하는 세 가지 전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