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표 넥타이 어번-H,롯데표 캐시미어 의류 니트&노트.'

백화점들이 고유 브랜드의 패션 의류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롯데 · 현대 ·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그동안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 독점 판매하는 데 주력해왔지만,이제는 국내외 의류 제조업체와 손잡고 백화점 고유의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는 쪽으로 의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일 20~30대 남성을 겨냥한 셔츠 · 넥타이 브랜드 '어번-H'를 내놨다. 지난달 롯데백화점과 함께 선보인 여성캐주얼 '퍼스트룩'에 이은 두 번째 '현대 브랜드'다. 우선 25일까지 열리는 가을정기세일에서 젊은 남성층을 겨냥한 슬림핏의 셔츠 2종(3만5000원)과 넥타이 5종(2만9000원)을 판매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양말과 머플러,니트,손수건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는 한편 '어번-H' 브랜드 편집 매장도 신설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또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했으면서도 가격이 일반 제품보다 30~50% 저렴한 남성 패션속옷 브랜드를 출시,내년 상반기 문을 여는 직영 란제리 편집매장의 대표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MD(상품기획자)가 중국 내몽고산 원모를 직접 구매해 이탈리아에서 염색 · 방적한 뒤 국내에서 편집 · 가공 등 마무리 작업을 한 100% 캐시미어 니트 의류 '니트&노트'를 지난달 초 내놨다. 가격이 동급 브랜드의 3분의 1 수준인 10만원대에 불과한 것이 눈에 띈다. 김재열 MD는 "한 달여간 판매 소진율이 60%를 넘을 만큼 호응이 높다"며 "내년에는 남성용 등으로 품목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중순부터 100% 유기농면으로 만든 친환경 의류 브랜드 '르에코' 티셔츠,바지,재킷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2007년 본관 명품관 개점 때부터 신세계 패션연구소가 디자인하고,이탈리아 수제 공장 등에서 만든 명품급 의류 · 가방을 자체 명품 편집매장인 '트리니티'에서 매장이름과 같은 '트리니티'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동급 명품 제품보다 20~30% 저렴하다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이들 '백화점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걸면서 패션성과 상품성 등을 강조하는 게 공통점이다. 질 좋은 상품을 싸게 팔아 백화점 문턱을 낮추면서 매장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성희 현대백화점 패션상품사업부장은 "재고 부담이 크고 대형 의류업체 수준의 브랜드 마케팅을 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이지만 매장 대형화와 복합몰화,차별화 흐름에 맞춰 백화점들의 자체 브랜드 사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