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하다. 육중함과는 거리가 멀다. 스포츠카가 아닌가 싶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겉만 봐도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차"라는 현대자동차의 설명이 이해가 간다.

외형부터 기존 모델하고는 판이했다. 정면은 육각형의 대형 그릴이 장식했다. '헥사고나 그릴'로 불리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를 '패밀리 룩'으로 정했다. 현대차를 장식할 헥사고나 그릴을 입은 것은 투싼ix가 처음이다.

옆 라인도 판이하게 달랐다. 힘만 좋을 것 같은 탱크형의 사각형이 아니었다. 잘 빠진 유선형의 곡선이다. 마치 난을 치듯 옆 라인 전체를 하나의 터치로 완성한 듯싶다. 이런 유선형 흐름은 지난 9월 선보인 신형 쏘나타에도 그대로 구현됐다. 좀 과장하면 높이가 다소 높은 신형 쏘나타를 보는 듯한 느낌을 투싼ix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내부도 산뜻했다. 연료계기판은 속도계기판 안에 배치됐다. 온도계기판은 분당 회전속도를 나타내는 rpm계기판에 담겼다. 역시 신형 쏘나타와 똑같은 설계.이것만 보면 세단인지,SUV인지 헷갈린다.

지붕은 투싼ix가 자랑하는 파노라마 선루프였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물감을 칠한 듯 파란 가을 하늘을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성능은 어떨까. 설레는 마음으로 시동을 걸었다. '스타트 버튼'으로 처리돼 있어 '스마트 키'보다 한층 편리하다는 생각과 함께.새차라 그런지 소리만 들어선 경유 차량인지,휘발유 차량인지 느낄 수 없었다.

최고출력 184마력(4000rpm)에 최대 토크도 40㎏ · m(1800~2500rpm).힘도 좋을 듯 싶었다. 동급 디젤인 폭스바겐 티구안의 2.0 TDI 엔진이 최고 출력 140마력,최대 토크 32.6㎏ · m이니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힘은 좋았지만 가속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초기 가속 때 변속과 함께 뒤로 밀리는 충격이 상체에 전해지는 느낌이 거슬렸다. 출발 후 시속 100㎞에 8초면 도달한다는 얘기는 믿을 만했다.

나머지는 말 그대로였다. 차체자세제어장치와 급경사나 언덕길 주행 때 안전성을 확보하는 경사로 저속주행장치(DBC),경사로 밀림방지장치(HAC) 등은 운전의 묘미를 느끼게 했다. 특히 굽이길에서 한결 수월하게 코너링을 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연비도 좋은 편이다. ℓ당 15.4㎞로 동급에서는 가장 우수한 편이다. 화물 적재 공간도 넓었다. 뒷좌석을 펴두고도 골프백 3개와 보스턴백 3개가 너끈히 들어갔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