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와 안전'.볼보의 차들을 타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강점이다. 2009년형 볼보 S80 D5도 마찬가지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도심을 신형 볼보를 타고 달리면 '언터처블 안전석'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든다. 연비도 ℓ당 13.3㎞로 디젤 세단의 효율성을 잘 구현했다. 계기판엔 주유까지 남은 거리가 900㎞까지 찍힌다. 실제 그 정도를 갈 수 있는지는 도로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분만큼은 좋을 수밖에 없다.

신형 S80을 타고 있으면 유난히 주황색 경고등을 자주 보게 된다. 시속 65㎞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다 졸음이나 잡담으로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 신호가 울린다. 요즘엔 국산차에도 꽤 장착되는 기능이긴 한데 차선 이탈 경고시스템 덕분이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사각 지대 정보 시스템(BLIS)도 인상적이다. 오토바이가 옆으로 스칠 때 사이드 미러로 미처 못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다.

운전자의 평소 주행 스타일과 다르게 운전을 해도 경보가 작동한다. 평소처럼 앞 차와의 거리를 넉넉하게 하고 운전하다 급감속을 해 앞 차와의 거리가 좁혀지면 신호음이 울리는 식이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휴식을 권하는 메시지가 계기판에 표시된다. 신형 5기통 디젤을 장착한 엔진은 뛰어난 동력 성능을 갖췄다. 출력은 205마력으로 구 모델의 185마력보다 20마력 높아졌고 42.8㎏ · m의 최대 토크는 1500rpm에서 2750rpm 사이에서 발휘된다. 낮은 rpm에서도 힘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인지 전체적으로 저속에서 고속까지 연결감이 매끄럽다. 일부에선 5기통 엔진의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다고 지적하지만 정작 타보니 가속력에다 소음을 잡는 데도 성공을 거뒀음을 알 수 있었다.

볼보 측은 소음 수치를 V6 가솔린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에쿠스급에 맞먹는다는 얘기다. 정차 시 엔진 소음까지 고급 가솔린 차량과 동급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주행 상황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차시 미세한 진동만큼은 디젤 특유의 특성이려니 하고 감수해야 한다. 낮고,길며,날렵한 분위기의 외관도 신형 볼보의 달라진 모습이다. '각 볼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세련됐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