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출을 위해선 나라별로 천차만별인 식품 안전 기준과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칠레 최대 농축산 기업인 아그로수퍼의 기예르모 디아즈 델 리오 사장(사진)은 농축산물의 글로벌 경쟁력은 다양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시장조사를 위해 최근 방한한 리오 사장은 "한국이 삼겹살을 선호하는 것처럼 일본은 구이용에 적합한 후지(뒷다리살)나 등심을 좋아한다. 유럽에서도 독일 영국 이탈리아가 모두 소비자들이 찾는 부위와 가공 방식이 다르다"며 "이런 복잡한 니즈를 이해하고 꼭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그로수퍼가 지난 1월 요리연구가 '빅마마' 이혜정씨를 홍보대사로 임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리오 사장은 "이씨는 아그로수퍼와 한국 소비자를 잇는 일종의 가교"라면서 "우리에게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아그로수퍼는 세계 60여개국에 돼지고기 닭고기 칠면조 채소 와인 훈제육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현재 한국이 수입하는 돼지고기의 17% 를 공급하고 있으며 삼겹살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리오 사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방도 농업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다른 나라 제품과 경쟁이 심해지지만 그만큼 상대국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아그로수퍼의 성장동력은 칠레 정부의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가져다준 해외 시장"이라면서 "해외 시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또 "농업은 규제와 보조금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칠레 농업도 내수에만 갇혀 있었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