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기준은 물론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선진국이 되기 위한 1인당 국민소득을 3만~4만달러로 본 응답이 41.8%로 가장 많았고, 2만~3만달러는 30.2%, 그리고 4만달러 이상이란 응답은 15% 정도였다. 이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3만달러를 선진국으로 가는 분기점(分岐點)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소득 1만달러대에서 2만달러대로 올라서려고 노력 중인 우리로서는 3만달러 국민소득 달성이 결코 쉬운 과제일 수 없다. 실제로 국민소득 3만~4만달러는 독일 등 8개국, 4만달러가 넘는 국가들은 미국 등 11개국에 불과하다. 일찍 선진화를 이룬 국가들이거나 인구수가 적은 강소국들이 대부분이다.
이들과 같은 반열(班列)에 올라서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국민들의 눈은 정확했다. 기술개발, 시스템 혁신 등 생산성 향상(31.3%), 노사관계 선진화, 법질서 확립 등 정치 · 사회적 성숙(30.6%)을 양대 과제로 꼽았다. 한마디로 경제 · 사회 전반에 걸쳐 질적인 변화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특히 국민들은 선진국 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국회와 정치권(35.6%), 노조(22.8%) 등을 꼽았다. 정쟁과 폭력의 정치, 불법 · 과격 파업과 시위를 지적한 말이다. 뒤집어 해석하면 이것들만 달라져도 선진국 진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각종 국가경쟁력 평가기관들의 분석과도 맥을 같이한다. 국민들의 인식을 제대로 알았다면 당사자들은 책임감을 느끼고 스스로 변화를 서둘러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