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외환투자를 하는 일본 주부들을 통칭)들이 지난주 공격적인 달러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JP모건체이스의 분석을 인용해 일본의 외환트레이더들이 지난주 엔화를 팔고 260억달러를 사들였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는 전주(90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주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한때 달러당 87엔대 초반까지 하락하자 단기 반등을 예상한 개인투자자들이 달러 매집에 나섰다고 전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달러 강세를 점치고 매입한 것이 아니라 단기적 시세변동 차익을 노리고 와타나베 부인 등이 달러를 사들였다는 얘기다.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지난 1년간 12% 떨어진 가운데 지난주엔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에선 외환차익 거래를 하는 개인들이 최근 수년간 급속히 늘어 외환시장에서 무시못할 존재로 떠올랐다. 이들의 주요 외환투자 수단인 FX(외환증거금) 거래의 계좌 수는 지난 1년간 55.3% 늘어 192만계좌에 달했다. 와타나베 부인 등 개인 외환투자자들의 외환거래액도 지난 1년간 두 배로 늘었다.

이처럼 개인들의 외환투자가 확대되자 일본 정부는 환투기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증거금의 최대 수백배까지 투자가 가능했던 FX 거래의 투자배율을 내년 여름부터 증거금의 25배로 제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외환거래는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