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한양석)는 12일 오전 용산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을 방문해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단 경찰 등 30여명은 사건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재판부는 현장을 둘러본 뒤 "오늘 본 것을 토대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검증은 남일당 건물의 주변 상황,건물과 망루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이뤄졌다. 현장검증단은 건물 외벽과 사고 당시 피해를 입은 주변 건물의 상태를 먼저 둘러본 뒤 남일당 건물 1층부터 옥상의 망루까지 꼼꼼히 살펴봤다.

망루가 있던 건물 옥상에는 심지가 꽂힌 소주병,수백여개의 골프공이 방치돼 사고 발생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발화 원인을 놓고 날선 공방을 펼쳤다. 검찰은 "심지가 꽂힌 화염병이 출입구 쪽에 모여 있다"며 철거민들이 망루 내부에서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반해 변호인단은 "각 층에 달아 놓은 전구로 인해 작은 불꽃만 튀어도 불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유가족 측은 "사건 직후 용역 직원들이 물청소를 한 데다 증거품도 다 수거한 상태여서 제대로 된 현장검증이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회의감을 드러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