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1969년 달에 처음으로 착륙한 이후 40년 동안 이룩한 성과를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우주올림픽'이 국내 최초로 열렸다.

2009 대전국제우주대회(IAC)가 대전광역시 대전컨벤션센터와 엑스포과학공원 일대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와 발전을 위한 우주'를 주제로 12일 개막됐다. 이른바 우주올림픽으로 일컫는 국제우주대회는 1950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열린 이후 올해로 60회째를 맞는다. 16일 폐막하는 이번 행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대전광역시가 공동주최하며 세계 72개국의 우주기술 관련 기관 및 기업에서 약 3000명의 과학기술인이 참가했다.

우주대회의 공식행사인 학술회의와 워크숍 외에 일반시민을 비롯해 우주기술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회와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체험 즐기세요

청소년에게 우주에 대한 꿈과 비전을 키워주기 위한 우주축제도 한창 진행 중이다. 대전국제우주대회의 부대행사인 우주축제는 지난 9일 '꿈돌이와 함께하는 우주특별시 여행'이라는 주제로 사전 개막됐고 오는 25일까지 엑스포과학공원 일대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엑스포과학공원 첨단과학관 '2009 IAC 주제관' 내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월면 작업차,우주 비행사,아폴로 로켓, 달 암석 등 16점의 정교한 축소 모형이 공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밖에 1975년 미국과 소련의 최초 공동 우주프로그램에 쓰였던 아폴로-소유스 우주선과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아폴로 유인 우주실험실(스카이랩)' 등의 모형 등이 전시됐다.

높이 70m의 '우주인 모형'에서는 우리나라 첫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가 러시아에서 훈련한 우주코스 모형이 설치됐다. 관람객들은 스크린이 설치된 코스를 따라가면서 우주여행을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8인승 광속 우주선을 타고 가상의 우주체험을 하는 '우주상상원정대'와 우주로부터 오는 메시지와 전파를 분석해 외계생명체를 찾는 프로그램 및 비행시뮬레이터를 체험하는 '공군주니어파일럿학교'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일본 우주발사체 모형도 전시

오는 16일까지 열리는 우주기술전시회는 대전무역전시관 등에서 NASA,일본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 외에 영국의 EADS,프랑스의 Arian Space 등 전 세계 72개국에서 145개 우주기관 및 기업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전시부스에서는 각국의 우주발사체나 위성을 축소한 모형이나 관련 제품이 선을 보였다.

특히 JAXA는 일본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우주발사체인 H-ⅡB 모형을 선보였고,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의 부스에서는 10분의 1 크기 우주실험실 및 우주선 모형을 공개했다. 국내기관 및 기업으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대한항공 등이 고속이동체위성안테나와 통신위성중계기들을 전시했다. 미국인 관람객인 짐 렌덜만씨(49)는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이 생각보다 높은데 놀랐다"며 "우주 개발에 뛰어든 지 얼마 안 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술회의는 16일까지 열린다. 전 세계 우주전문가들이 모여 1585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협력,우주산업,기후변화,우주탐사 등 다섯 가지의 요일별 주제를 5일 동안 매일 한 건씩 논의한다. 전 세계 33세 이하 젊은 우주전문가들의 네트워크를 위한 프로그램인 YPP(Young Professional Program)도 16일까지 매일 저녁 열린다.

12일 오후 7시 한빛탑 광장에서는 공동조직위원장,IAF 회장,프랑스 우주항공기업 아리안 스페이스사(Arian space) 대표 등 국내 · 외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대전을 우주특별시로 선언하는 '우주특별시 대전선언'이 공표되기도 했다. 내년 국제우주대회는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다.

대전=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