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도 신선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의 도교,한국의 선도 수련자들이다. 정말 신선이 있을까. 선도(仙道)나 도교(道敎) 수련을 하면 장생불사(長生不死)가 가능한가,수행이 깊어지면 신선이 돼서 하늘로 올라가는가.

신비의 영역에 머물렀던 선도 · 도교의 수행체계와 사상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국제학술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세계금선학회 · 한국도가철학회 · 한국도교학회 · 한국도교문화학회 등 국내 선도 · 도교 관련 학회들이 오는 22~25일 고려대 100주년기념관 · 워커힐호텔 등지에서 개최하는 제1회 仙(선)&道(도) 국제학술대회다.

'새시대를 여는 동아시아 토착문화의 학제간 연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도 및 도교 학자와 실천가 · 수행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전통문화,생명사상,건강양생 등 24개 주제의 발표자만 80명(국내 50명,해외 30명)에 이르는 등 모두 120여명이 대토론을 벌이게 된다.

특히 주목되는 인물은 중국 도교의 총본산인 중국도교협회의 렌파롱(任法融 · 73) 회장과 장지위(張繼禹 · 46) 부회장,화산파의 조우통슈안(鄒通玄 · 48) 장문인,무당파의 류쓰촨(劉嗣傳 · 45) 장문인과 도교협회 소속 도인(道人) 30여명.개혁 · 개방 이후 중국에서는 도교가 불교,기독교에 이어 3대 종교로 각광받고 있으며 무당산,화산,곤륜산 등 전국 명산의 도관(도교 수행처)에서 4만~5만명의 도사들이 전통 방식으로 수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렌파롱 회장은 '살아있는 신선'으로 불리며 중국 정부의 주요 행사에서도 상석을 차지하는 인물.최근 중국 정부수립 60주년 행사에서도 후진타오 주석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또 장지위 부회장은 후한 말기 오두미도를 창도하며 최초로 도교를 제도종교화한 장도릉의 직계 후손으로 공산당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스웨러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센터장,우메다 요시미 일본 국제신도협회장,푼사그 몽골국립과학원 교수 등도 주목된다.

최병주 세계금선학회장은 "흔히 유불선(儒佛仙)을 전통사상으로 꼽으면서도 국내에서는 정작 선도에 대한 관심이 적다"면서 "이번 학술대회는 도교의 한 분파로 여겨져온 한국의 선도사상을 국제 학계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 등에 따르면 한국의 선도는 단군 이래 전승돼온 신선문화에 뿌리를 둔 것으로 생활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온데 비해 중국 도교는 노자를 기원으로 삼는 데다 오래 전부터 제도종교화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도교를 종교적으로 믿는 단체는 없지만 역사적으로는 의상대사와 동시대 인물인 신라왕손 김가기 선인(仙人)이 서기 858년 중국에서 신선이 돼 하늘로 올라갔다는 기록이 <도장경>에 있을 만큼 선도 수련의 전통이 깊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선도나 도교의 최종 목표는 우화등선이며 이는 도를 통해서 자연과 완전히 합일되는 경지를 일컫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