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올리버 윌리엄슨 UC버클리대 명예교수(77)는 12일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대형 금융사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묘약은 없다고 밝혔다.

윌리엄슨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버클리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물론 동료 교수들도 금융사 대마불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복안을 내놓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직경제학 이론을 정립한 그는 기업의 설립과 발전이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분석해왔다.

그는 대형 회사가 소유주는 물론 근로자,공급자,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검증한 점을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윌리엄슨 교수는 대형화된 기업은 권력을 남용하고 사회 전체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낳는다고 봤다. 하지만 병폐가 있다고 해서 기업을 쪼개거나 규모를 제한하는 것보다는 기업을 적절히 규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이론을 금융위기에 적용해보면 대형 은행들을 인위적으로 쪼개기보다는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 정부는 대마불사에 해당하는 금융사를 철저히 감독하도록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성으로 첫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 엘리너 오스트롬 인디애나대 교수(76)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동안 시민들의 중요성과 시민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간과해왔다"며 오랫동안 형성된 네트워크와 단체를 통해 시민들이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여성 노벨 경제학 수상자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