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나 철강,정유공장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잡아내(포집) 저장하는 기술을 2020년까지 상용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S:Carbon Capture & Storage) 개발에 5년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

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3차 이산화탄소처리 리더십포럼(CSLF) 각료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한국의 CCS기술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CCS는 화력발전이나 철강 정유 시멘트 비료 등 산업공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90% 이상을 포집해 압축한 뒤 이를 비어있는 유전,가스전 또는 대염수층에 주입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포집해 압축된 이산화탄소는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으로 수송,저장된다.

지경부는 CCS기술 상용화를 위해 올해부터 2013년까지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한국전력과 5개 화력발전사들은 별도로 2020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내년엔 국내 이산화탄소 저장 잠재량 조사를 벌여 포집,압축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내고,국내에 대규모 저장이 어려울 경우 이산화탄소를 재자원화하는 대체 저장기술 개발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14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2015년에는 기업 컨소시엄 주도로 500㎿급 발전소에서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8%는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CCS는 가장 효과적인 이산화탄소 감축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 시장은 2020년께 본격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는 '국제CCS연구소(GCCSI)'를 설립하고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며 미국도 지난 6월 국립탄소포집센터를 설립해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CCS 상용화와 화력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0'을 목표로 2015년까지 10~12개의 대규모 실증사업에 120억유로를 지원할 계획이다.

주영준 지경부 에너지기술팀장은 "세계에너지기구는 2050년엔 CCS가 단일기술로는 최대 규모인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19%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 일부 우수한 포집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국제 수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자원을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