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서부 대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서부 대개발을 위해 4689억위안(약 84조4020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18개 새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연간기준으로 역대 서부대개발 투자규모 중 최대라고 제일재경일보가 13일 보도했다.

또 원자바오 총리는 16일부터 20일까지 청두에서 열리는 서부박람회 개막식에서 내년 1월이면 10주년이 되는 서부 대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새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지도부는 서부 대개발을 글로벌 금융위기로 동부지역에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불거진 사회불안과 수출의존형 성장모델의 한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 균형 발전과 내수 진작이라는 새 성장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얘기다.



◆거미줄 인프라망 구축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확정한 18개 신규 프로젝트는 인프라 확충에 초점이 맞춰졌다. 충칭~구이양,청두~란저우,쿤밍~난닝 구간 등 서부지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철도가 신설되거나 복선화되고 청두~샤먼과 광위안~난충 구간 등에는 고속도로가 건설돼 서부지역 교통망이 대폭 확충된다.

연말 착공될 충칭~구이양 노선이 2013년 완공되면 자동차로 11시간 걸리던 것이 1시간40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이 노선은 구이양~광저우 철도와도 연결돼 20시간이 소요되던 충칭~광저우 구간을 6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청두 시안 충칭에 있는 허브공항 확충과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있는 투루판에도 공항이 건설된다. 중국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조7400억여위안(313조2000억원)을 들여 102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앞서 중국 국무원(중앙정부)은 지난 10일 금융위기에 대응해 서부지역이 비교적 빠른 발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9가지 정책을 발표했다. 인프라 건설,환경보호,산업 구조조정,의료 등 민생 프로젝트,교육 등 사회사업,지역 균형 발전,개혁 · 개방 심화,지진 피해지역 재건,투자 확대 등이다.

특히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동부의 자금,기술,경영노하우를 서부의 자원시장 및 싼 인건비와 결합시키고 동부의 산업을 서부로 이전하는 데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서삼각경제권 부상

중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새로운 서부 대개발 구상은 3대 허브 경제권을 축으로 서부 지역 전체의 발전을 유도하는 게 골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산시성과 간쑤성에 걸친 관중톈수이경제구 발전계획을 국무원이 승인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 경제권은 청두와 충칭을 아우르는 청위경제권,서남부 광시좡족자치구에 조성 중인 광시베이부만경제권과 함께 서부 대개발의 3대 허브 경제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덩샤오핑의 개혁 · 개방은 점 · 선 · 면 정책에 따라 진행돼왔다. 점은 남부지역의 4개 경제특구,선은 동부 연안지역의 국가개발구 벨트였고,면은 서부를 뜻한다. 일부 서부지역은 금융위기 속에서도 탄탄한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광시좡족자치구(13.5%),충칭(12.6%),쓰촨성(13%),네이멍구(16.2%) 등은 올 상반기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서부 대개발 가속화는 수출 위축으로 소비 진작이 절실한 상황에 새 소비원을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힘쓰는 외국 기업에도 주요 진출 대상지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관중톈수이경제구와 청위경제권의 핵심 도시를 잇는 서삼각경제권의 부상을 주목한다. 서삼각경제권의 핵심 지역인 청두 충칭 시안 3개 도시는 인구 2842만명,80여개 대학,100만여명의 과학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도시와 주변 47개 시 지역을 합한 서삼각경제권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조5000억위안에 이르렀다. 중국 전체 GDP의 6.3%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