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이하 현대차 노조)가 지역지부로 전환될 경우 금속노조에 내는 조합비 납부를 다시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 이경훈 지부장은 최근 빚어진 조합비 납부 보류 사태와 관련,13일 울산 노조 사무실에서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을 만나 기존 조합비 배분방식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보류조치를 해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오는 11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기업지부 전환 여부가 결정날 때까지 예전처럼 매달 8억원의 조합비를 금속노조에 납부한 후 54%를 돌려받아 예산으로 사용하는 기존 조합비 배분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이 지부장은 그러나 "금속노조로부터 돌려받는 54% 조합비는 현대차 노조사업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산"이라고 못박아 금속노조의 지역지부 전환 시에는 조합비 납부를 다시 거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지부장은 또 "금속노조에서 현대차 노조로 내려보내는 54% 조합비를 보장할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조만간 조합비를 다시 올려보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박 위원장은 "금속노조 규약상 지역지부로 전환되면 60%의 예산이 금속노조와 지역지부로 배분되고 나머지 40%만 현대차 노조로 되돌아가게 된다"며 "이를 바꾸려면 금속노조 규약을 변경해야 한다"고 밝혀 이 지부장 요구에 대한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양측 간 갈등은 향후 금속노조 지역지부 전환과정에서 또다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