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한국법인 한국얀센은 13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른바 '먹는 조루치료제' 프릴리지(성분명 다폭세틴)'를 앞으로 20일부터 한국에서도 본격 판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릴리지의 한국 판매는 지난 6월 판매를 시작한 스웨덴 핀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7개국에 이어 세계 8번째이며 아시아 국가에서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얀센측은 발표 자료를 통해 "프릴리지는 조루증을 겪고 있는 만18~64세의 성인이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용량은 30㎎(3만5640원)과 60㎎(6만1050원)으로 각각 3정들이 팩단위로 판매된다"고 했습니다.또 "이 약을 성관계 1~3시간 전에 복용하면 사정 지연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한국얀센측의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성인남성들의 상당수가 기대감에 젖어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국내에도 조루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의외로 많을 뿐만 아니라 이 병증에 대한 관심이 최근들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까닭입니다.

부산대 의학대학원 비뇨기과 박남철 교수에 따르면 작년 대한남성과학회가 전국 성인 남성 2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의학적으로 조루를 판정하는 기준인 2분 이내 사정하는 사람의 비율이 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더욱이 약 30% 가량은 스스로 '조루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고요.

6일후 등장할 프릴리지가 이처럼 조루증 환자들에게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전문용어로 경구투여, 쉽게 말해 입으로 먹는다는 편리성에서 비롯하고 있습니다.

혹시 '롱맨크림' 'SS크림'이라는 제품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이 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꽤 명성을 떨치던 조루증 치료제들이지만 지금은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롱맨크림은 대웅제약이 생산해 오다 2002년 종적을 감췄습니다. 또 SS크림은 태평양제약이 1999년 첫 선을 보여 한 때 연간 40억원 어치가 팔리는 등 국내 조루증 치료제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가 어느 순간 매출이 고꾸라지면서 2004년 생산이 중단됐습니다.

국내에서 이같은 조루증치료제는 수십 종이 등장해 경쟁을 벌이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최대 100억원대의 큰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번창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이라고 부르기도 쑥쓰러울 만큼 쪼그라 들어 명맥만을 유지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이 제품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다 시피 한 건 '남성에 바르거나 뿌린다'는 점 때문이라고 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무엇을 바른다고 상상해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겁니다. 파트너에게 이 장면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특히 일부 국소마취계열의 바르는 조루증치료제의 경우 냄새 뿐 아니라 파트너를 마취시켜 '헛물'을 켜게 하는 부작용도 있었다는 게 의약계 관계자들의 얘깁니다.

이런 점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제품을 외면하게 만들면서 시장에서 하나 둘 소리 없이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루증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약이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조루를 막아주는 효과도 동시에 발휘되는 비아그라, 자이데나 등 발기부전치료제나 항우울증치료제 등을 대리 처방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바르는 제품의 퇴장과 함께 전 세계 제약업계는 이런 불편을 한방에 해소할 수 있는 '먹는'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고 합니다.

한국얀센측은 이번 발표 자료에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143개국 조루 환자 6,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릴리지 임상 3상 시험 결과 기존 평균 0.9분이던 사정시간이 프릴리지 복용 후 3.5분으로 3.8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성관계 만족도가 본인과 파트너 모두 70%대에 달했다는 조사결과라고 하니 제품력 측면에선 크게 흠을 잡을 만한 것이 발견되진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어떤 약이든 후유증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으니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는 게 매사 불여튼튼이겠지요.

앞서 대한남성과학회의 조사에서 보 듯 조루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최근 들어 매우 높아졌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얀센이 이 먹는 조루증 치료제를 갖고 국내 병원에서 임상실험에 돌입했던 2005년쯤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공개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턱없이 모자랐다는 것입니다.

당시 이처럼 환자 모집이 잘 안된 것은 조루를 '병'으로 생각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의사들의 얘기였다고 하고요.

조루증을 병으로 생각지 않은 이유론 실제 발기가 되지 않는 발기부전증과 달리 조루증 환자의 경우 발기까지는 되는 까닭이라는 게 의료계 관계자의 설명이었습니다.

☞윤진식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