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무 서울대 총장(사진)은 14일 "서울대가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법인화를 통해 오랜 세월 안주해온 국립대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교내 문화관에서 열린 제63회 개교기념식에서 "대학의 생명은 자율성"이라고 강조한 뒤 "서울대는 그동안 국립대라는 틀 속에서 안정성을 보장받아 왔지만 동시에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교육행정의 경직화가 초래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총장은 이어 "서울대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법인화를 통해 기존의 구태의연한 틀을 과감히 깨야 한다"면서 "서울대 법인화는 대학 자율성을 보장하는 획기적 패러다임의 구축"이라며 법인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그러나 "최대한 자율성을 확보하되 학문 공동체가 상업화되거나 오히려 이전보다 외부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게 되는 부작용이 없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서울대가 법인화돼도 대학의 설립자인 국가는 마땅히 충분한 재정적 지원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수들의 경력과 능력에 합당한 대우를 함으로써 교수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한편 독자적인 입시제도 개선 방안 등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할 기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학생들이 국제화된 캠퍼스에서 저렴한 학비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장학 및 복지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