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저공해 정책과 계절적 요인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서울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와 북한 송악산을 볼 수 있는 날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는 날이 역대 최고인 2.4일에 한 번꼴이어서 인천바다를 보기 위해 굳이 인천까지 가야 하나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겨나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와 개성의 송악산을 볼 수 있는 가시(可視)거리 30㎞ 이상인 날이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1일과 3일에 불과했지만 올해엔 이달 12일까지 무려 15일에 달했다. 이달 들어선 12일까지 5일(3~5일,7~8일)에 달해 남산에 오르면 2.4일에 한 번씩 인천과 개성을 볼 수 있었다. 지난 8월과 9월에는 각각 4일에 그쳤다.

또 도봉산,북한산 등 서울 외곽의 산을 뚜렷이 볼 수 있는 가시거리 20㎞ 이상인 날도 올 들어 이달 12일까지 모두 285일 중 81일로 집계됐다. 2007년과 2008년엔 같은 기간 각각 59일과 49일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무려 22~32일 늘어난 수치다.

일일 평균 최대 가시거리도 2007년과 2008년 같은 기간 각각 15.1㎞와 14.9㎞였으나 올해에는 16.2㎞로 크게 늘어났다.

가시거리는 공기질을 측정하는 척도 가운데 하나로 미세먼지 농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실제 서울시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05년 1㎥당 58㎍(마이크로그램 · 100만분의 1g),2006년 60㎍,2007년 61㎍,2008년 55㎍이었으나 올해는 9월까지 53㎍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햇볕을 받아 생성되는 오존 주의보 발령일수도 2007년 7일간 20회,2008년 8일간 23회에서 올해엔 현재까지 6일간 14회로 크게 줄었다.

시는 기상적인 요인 외에 시가 집중적으로 실시한 저공해 사업이 성과를 거둔 때문으로 분석했다. 시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보급,매연저감장치 부착 등 경유차 저공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2005년 이후 올 9월까지 미세먼지 960여t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내년까지 시내버스 7600여대를 모두 CNG 차량으로 바꾸고 2020년까지는 모든 버스와 택시를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