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리그 1위인 KIA(기아)와 신흥 명문 SK가 한국시리즈(KS · 7전4선승제)에서 패권을 가린다. 이번 시리즈는 광주구장에서 16일 오후 6시 1차전에 이어 17일 2차전을 치른 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상경,인천에서 3 · 4차전을 벌이기 때문에 '서해안 시리즈'로 불린다. 1차전 선발은 외국인 투수인 로페즈(KIA)와 카도쿠라(SK)다.

통산 최다 우승(10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KIA는 1997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주전의 줄부상에도 '야신(野神)'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2007년 이후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린다. 조범현 KIA 감독은 충암고와 OB(현 두산) 시절 김 감독의 제자였던 점에서 두 팀의 대결이 더욱 흥미롭다.

정규 리그 상대 전적에서는 KIA가 10승2무7패로 앞섰지만 한국시리즈는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KIA의 최대 강점은 아퀼리노 로페즈-릭 구톰슨-윤석민-양현종으로 이어지는 선발 4인방이다. 용병 원투펀치인 로페즈와 구톰슨은 올 시즌 27승을 합작했고 토종 에이스 윤석민은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9승을 올렸다. 다만 SK 좌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좌완 미들맨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SK는 마운드에서 익히 알려진 대로 '벌떼 작전'을 구사할 전망이다. 에이스 김광현과 마무리 전병두가 부상으로 제외돼 상황에 따라 이승호 윤길현 정우람 고효준 정대현 등 특급 불펜들을 총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KIA 김상현과 SK 박정권의 방망이 대결도 볼거리다. 김상현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36홈런과 127타점을 수확했고 장타율 0.672를 기록해 '타격 3관왕'에 올랐다. KIA는 김상현과 홈런 2위 최희섭의 '화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규 리그에서 김상현이 펄펄 날았다면 포스트시즌 주인공은 단연 SK 박정권이다. 올 시즌 홈런 25방을 기록한 박정권은 플레이오프에서만 타율 0.471에 홈런 3방과 8타점을 올리며 SK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